KB금융(105560)이 푸르덴셜생명의 그룹 편입을 위한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초부터 KB금융의 자회사로서 화학적 결합을 마무리할 새로운 경영진을 꾸렸다.
25일 금융 당국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26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KB금융이 제출한 푸르덴셜생명에 대한 자회사 편입 인가 안건이 상정된다. 이날 승인이 완료되면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의 13번째 자회사가 된다. 당국 승인 일정에 맞춰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의 신임 대표 이사로 민기식(사진) DGB생명 대표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근식 KB손해보험 상무를 내정했다. 민 대표와 임 상무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다음 달 1일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참석하는 비전 선포식도 열린다.
민 대표는 푸르덴셜생명 설립 초기부터 심사, 자산운용, 영업, 전략 등의 현업을 두루 경험한 정통 보험맨으로 2008년 PCA생명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년만에 푸르덴셜생명으로 복귀,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을 지냈다. 지난해 2월부터는 DGB생명 대표로 취임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경영성과를 인정받았다.
일찌감치 민 대표를 포함해 푸르덴셜생명 출신 인사들의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푸르덴셜생명 사장 후보군을 두고 오랜 기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전 한국에 진출해 외국계 보험사 가운데서도 국내 시장 입지가 굳은 데다 130여 년 역사의 정통 보험 브랜드로서 자부심도 큰 만큼 구성원들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서라도 내부 출신 CEO가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윤 회장은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것은 물론 푸르덴셜생명의 문화를 가장 잘 아는 보험 전문가를 발탁하는 대신 내부 출신 CFO를 배치해 푸르덴셜생명의 경영 연속성과 화학적 결합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CFO로 내정된 임 상무는 과거 KB금융지주 전략부문 출신으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 후에도 PMI 추진단장을 맡아 회계·IT·전산 등 지주체제 편입을 위한 제반 시스템 구축 작업을 도맡았다.
푸르덴셜생명의 자회사 편입이 완료되면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리딩금융 경쟁도 다시 불 붙을 전망이다. 앞서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며 양사간 순익 격차가 벌어지는 듯 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KB금융이 1조7,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라임펀드 사태 등의 악재를 만난 신한금융(1조9,145억원)을 바짝 뒤쫓았다. 푸르덴셜생명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이 1,408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분법이익이 100% 반영되는 내년부터는 양 지주간 순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내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이 예정돼 있는데다 KB금융 역시 늦어도 내년에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전략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양 그룹의 리딩금융 쟁탈전에서 비은행계열사, 특히 보험 전략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