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이 모두 자가격리를 결정했다.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한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 참석한 사진기자 A씨는 지난 22일 친지와 식사를 했으며, 23~25일 휴무였다가 이날 출근해 최고위 회의를 취재했다. 이후 A씨와 식사한 친지는 이날 오전 보건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양성 통보를 받았다.
이에 A씨가 곧바로 진단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뒤 A씨와 밀접 접촉한 취재진 및 관계자들도 국회에서 철수하자 민주당 지도부 분위기도 어수선해 졌다. 민주당은 곧이어 “오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확진자와 접촉한 기자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민주당의 자가격리 결정은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 아닌, 선제적 조치다. 지도부는 ‘능동감시’ 대상으로 자가격리 대상은 아니지만, 앞으로 14일 동안 발열과 건강 상태 등을 중심으로 방역 당국의 관리를 받는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는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정식 정책위의장, 박광온·남인순·이형석 최고위원, 윤관석·김영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설훈·김해영 최고위원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비상등이 켜지자 이번 주로 임기가 끝나는 이 대표가 이날 저녁 최고위원들과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취지로 마련한 비공개 만찬도 취소됐다. 민주당 공보국 등 직원들도 전원 귀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회는 ‘n차 접촉’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 박성준 원내대변인 등은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등과 정례 회동을 가졌다. 다만 회동 당시 박 의장과 의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2차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없이 A씨의 검사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일부 의원들이 동료 의원과 접촉한 정황도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각 상임위원회별 예산결산소위원회에 참석하거나 참석한 의원들과의 접촉한 최고위원 여부를 파악 중”이라며 “의원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투명 칸막이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상임위원회는 보건복지위원회(전체회의)를 비롯해 교육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각각 결산심사를 위한 소위원회를 열었다.
통합당도 민주당발 코로나19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오후 열 예정이었던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률 동결 촉구’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성명서는 이메일로 대체해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일시 정지된 국회 일정은 내일 오전 A씨의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