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하는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26일 오전 제주시 오라일동 오남로 거리에 있는 가로수가 두동강 난 채 쓰러져 있다./연합뉴스370㎞에 이르는 강풍반경을 갖는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북상하면서 26일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 가운데 제주는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2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12시 기준 바비는 제주 서쪽 약 210㎞ 부근까지 접근하면서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제주 전역에 초속 10∼30ｍ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 회수 로터리 인근 가로수가 꺾여 도로를 덮쳤고, 안덕면 화순리의 한 숙박업소 간판과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음식점 간판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제주공항에서 도청 방면으로 가는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떨어져 안전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8호 태풍 ‘바비’ 이동경로. /사진제공=기상청뿐만 아니라 제주시 연동 제원아파트 인근 도로와 시청 인근 도로에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고 노형동의 한 가게 유리창도 파손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바비가 근접하면서 계속해서 피해 신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태풍 바비는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이 시속 155㎞, 강풍반경이 350㎞, 폭풍반경이 130㎞로 ‘강한’ 강도의 태풍이다.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면서 25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기상청은 바비가 지난 2003년 130명의 인명 및 4조원대의 재산피해를 낸 태풍 ‘매미’와 맞먹는 순간 최대풍속(초속) 60m의 강력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보했다. /서귀포=연합뉴스예상 최대순간풍속은 제주도와 서해안 초속 40∼60m, 서울·경기도·충청도·전라도 등 그 밖의 서쪽 지역과 경남은 초속 35m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초속 40∼60m는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로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훼손되거나 부서질 수 있다. 특히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 수준이어서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하다.
기상청 통계를 보면 역대 태풍의 최대순간풍속은 2003년 9월 12일 ‘매미’가 초속 60.0m(제주)로 가장 빨랐다. 이어 2000년 8월31일 ‘쁘라삐룬’ 58.3m(흑산도), 2002년 8월31일 ‘루사’ 56.7m(흑산도), 2016년 10월5일 ‘차바’ 56.5m(고산), 2019년 9월7일 ‘링링’ 54.4m(흑산도) 순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강한 바람으로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건설 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의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해안가나 높은 산지와 도서지역은 바람이 더 강하게 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태풍 바비가 몰고오는 비구름의 영향으로 전국에는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태풍의 이동경로와 가깝고 지형적 효과를 가장 많이 받는 전라도, 제주도, 지리산 부근에는 25∼27일 최대 300mm(제주도 산지 5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경남 남해안(25∼27일)과 경북 서부 내륙(26∼27일)은 최대 150mm, 그 밖의 전국(26∼27일)은 30∼100mm의 비가 예보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