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 4곳이 27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투자원금 100% 배상안’ 조정안의 수락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금감원이 판매사에 권고안을 받아들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사상 첫 100% 배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신한금융투자·미래에셋대우 4곳은 다음날 오후 이사회를 개최한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투자자들에게 판매사들이 원금 전부를 돌려줄 것을 결정했다. 판매사가 허위로 작성된 투자제안서 내용을 바탕으로 투자자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켰기 때문에 계약 취소가 적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상품 원금 전액 배상 권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27일까지 답변 기한을 연장해주면서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추가 답변 시한 연장도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판매사들은 막판까지 신중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최근 판매사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금감원이 최근 ‘편면적 구속력’까지 꺼내 든 상황에서 판매사 입장에서 분조위 안을 거부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1일 임원회의에서 분조위 권고를 소비자는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금융사는 받아들여야 하는 ‘편면적 구속력’을 언급하며 판매사에 수용을 에둘러 요구한 바 있다. 김은경 금감원 소비자보호처장 역시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판매사들이 분조위의 결정을 수락하지 않고 결국 투자자와의 소송으로 가게 되면 금감원에서 최선을 다해 소비자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 우리은행이 650억원, 신한금융투자가 425억원, 하나은행이 364억원, 미래에셋대우가 91억원, 신영증권이 81억원어치 판매했다. 판매사들은 권고안 수용에 앞서 선제적인 차원에서 관련 비용을 충당부채로 인식해 처리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조정안을 놓고 여전히 배임을 우려하는 이사도 있는 등 이사마다 의견이 다르다”면서 “최근 금감원의 분위기도 신경 쓸 수밖에 없어 조심스럽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