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회의주관 캔자스 총재…“2% 인플레이션이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27일(현지시간) 오전9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 연설이 예정돼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넘어도 이를 용인하겠다는 전략 변경방침을 시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데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0.696%로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잭슨홀 회의를 주관하는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가 이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는 점인데요. 그의 말부터 차근차근 확인해보겠습니다.

매파로 분류되는 그는 블룸버그TV에 나와 “물가안정 의무가 중요하다”면서도 “2% 인플레이션이 한계(ceiling)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평균물가목표제에 대한 질문의 답이었는데요. 인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하고 이 때문에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매파 총재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연준이 당분간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 듯합니다. 특히 그는 잭슨홀 회의를 주관하기에 세부 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은 대강 알고 있을 겁니다.

이는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 탓입니다. 조지 총재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은 중요한 리스크이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추가적인 경기후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건 이슈를 해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조지 총재는 CNBC에 “인플레이션이 계속 나타나는 것을 그냥 두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앞의 내용과 반대되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종합 정리하면 숫자 2%에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를 약간 상회해도 문제는 없지만 이것이 길어지면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BMO의 존 힐 선임전략가는 “과거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렸다”며 “이제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CNBC는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의 향후 정책 틀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접근방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지를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은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잡았지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목표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연준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한 뒤 그에 대한 구간(밴드)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식 발표하겠지만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는 이를 알리는 예고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의 양상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데요. 일본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이제 저물가·저성장이 일상화됐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앞으로 5년 간 금리를 안 올리겠다”는 식의 발언을 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물가관리가 지상목표인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측면에서는 엄청난 변화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실제 1980년대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했죠. 그런데 파월 의장은 이와 반대로 가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 인플레이션을 일부 용인한다고 해도 최근의 연준 정책과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이와 별도로 마켓워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면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인 금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5%(29.40달러) 오른 1,952.5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온스당 2,000달러 돌파 후 한동안 조정을 받던 금값이 또 어떻게 흘러갈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