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신한은행이 ‘인공지능(AI)뱅크’전환을 위해 ‘AI통합센터’를 출범시킨다.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AI역량을 결집시켜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를 이끈다는 목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제안한 ‘디지털 후견인 제도’아래 AI부문을 전담 마크해온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직접 총괄한다. 그룹 계열사 간 AI기반 협업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공동 시너지를 확대해 ‘AI뱅킹’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9월초 AI통합센터를 출범시키고 AI전 영역에서 축적한 기술 역량을 끌어 올릴 방침이다. 디지털 R&D센터 내 AI셀(cell)이 독립된 센터로 격상되는 셈이다. 신한은행의 AI상담서비스인 음성봇(bot) ‘쏠리’의 뚜렷한 성과를 통해 ‘AI뱅크’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반영됐다. ‘쏠리’는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고객이 전화문의를 할 경우 필요한 내용을 바로 안내하는 완성형 상담 서비스다. 5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상담사 연결시간이 120초에서 30초까지 단축됐고, 대금 납입일, 예금 만기일 등의 아웃바운드 업무의 95%를 처리해 연간 24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AI통합센터장은 신한은행 디지털R&D센터의 장현기 본부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 본부장은 IBM의 인공지능인 ‘왓슨’의 한글화와 SK AI플랫폼 ‘에이브릴’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장 본부장을 중심으로 AI통합센터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흐름 속에서 기술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네이버와 AI음성, 이미지 기술을 공동 연구 개발해 AI스피커를 활용한 금융음성 서비스 등이 역시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AI는 은행 내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신한은행 AI로봇 ‘몰리’는 올해 아예 행원으로 등록됐다. AI 몰리는 28종의 업무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업무용 챗봇으로 직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몰리 행원’에게 업무질의를 할 수 있다. ‘몰리 행원’은 지난달부터 부동산 예상 감정가를 조회하는 업무도 맡았다. 4시간여가 소요됐던 업무는 실시간 처리로 바뀌었다.
신한은행의 AI뱅크 전환은 조 회장이 디지털 분야 핵심 기술을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긴 ‘디지털 후견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진 행장이 AI분야를 맡아 진두지휘하면서 매달 두 차례 진행되는 그룹차원의 ‘AI실무자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그룹내 AI컨트롤타워로서 AI프로젝트 경험을 공유하고, AI기술력을 전파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그 결과 은행업계 최초로 지능형 AI챗봇 ‘오로라’를 도입해 예금잔고와 대출잔액, 환율 추이 등 개인화된 내용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로보어드바이저 ‘쏠리치’도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쏠리치’를 통해 판매된 펀드 계좌 수는 이미 전체 신한은행 펀드 판매의 46%에 달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통합센터 출범 이후 금융 서비스는 ‘초개인화’에 맞춰질 것”이라며 “단순히 업무 자동화 수준을 넘어 개별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실시간 제공하는 AI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