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26일(현지시간)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이 1.02%, 나스닥이 1.73% 뛰면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는데요. 조정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여전히 증시는 상승세입니다. 향후 증시 방향에 대한 관심도 큰데요.
과학은 아니지만 여기 흥미로운 분석이 있습니다. S&P 500의 연간 수익률을 1928년부터 따져본 것인데요. 실물 경제와 금리, 환율, 재정·통화정책 등 다른 요소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매년 증시 수준만을 살핀 것이어서 한계가 뚜렷합니다. 다만,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과거인 만큼 참고 삼아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S&P, 4개년 가운데 3개년은 상승...최근 12개년 중에서는 11번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올해를 포함해 최근 12개년 중에 11년이 수익률이 플러스였습니다. 또 최근 18년으로 봐도 16개년이 지수가 상승했는데요. 이것만 보면 증시 낙관론에 눈이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S&P500 2003~2020
2003 +28%
2004 +11%
2005 +5%
2006 +16%
2007 +5%
2008 -37%
2009 +26%
2010 +15%
2011 +2%
2012 +16%
2013 +32%
2014 +14%
2015 +1%
2016 +12%
2017 +22%
2018 -4%
2019 +31%
2020 +약 8%
자료: 벤 칼슨 블로그
실제 위의 표를 보면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뒤인 2009년부터 올해까지 12개년 동안 마이너스가 나온 적은 2018년 한 차례뿐입니다. 2003년부터 18개년을 따져도 2008년과 2018년 말고는 모두 플러스였죠. 지금은 18년 중에 17번 지수가 오른 1982~1999년 상황과 비슷하다는 게 벤 칼슨의 얘기입니다.
물론 항상 S&P가 좋았던 것만은 아닙니다. 1929년부터 1946년의 18개년 동안은 10번이나 지수가 빠졌습니다. 이때는 1930년대의 대공황이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이후 1965년부터 1981년은 양호한 실적을 보였습니다.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이 기간 동안 실질 수익률은 -3% 수준인데요. 이후 2000년 닷컴버블 붕괴를 거치면서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했다는 게 벤 칼슨의 주장입니다. 18년 간의 장기적인 강세 뒤에 안 좋은 일이 터진다는 의미기도 한데요. 그는 “우리가 앞으로 장기간 손실이 날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긋긴 합니다.
강세장 들어서면 예상보다 상승세 길어...하락도 마찬가지
과거 패턴을 고려하면 최근 18년 동안 상승세였고 9년 연속 상승했던 장이 2017년에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는 장기간의 강세장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고 거꾸로 2018년 하락했으니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두 해석이 충돌하는데 결국 이 자료는 전체적인 미 증시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략적인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어쨌든 과거 사례와 역사를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합니다.
추가로 여기 나온 수치는 말 사실상 평균 개념이기 때문에 실제 투자성적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코스피가 오른다고 내가 투자한 종목이 다 오르는 건 아닌 것처럼요.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