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속행 공판에는 김 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청문회 준비단의 사모펀드 의혹 담당자가 지난해 8월21일 저녁 조 전 장관에게 그의 처남이 코링크PE 펀드의 투자자 중 하나라는 사실을 전했을 때를 상기했다. 김 비서관은 “이를 보고하자 조 전 장관이 놀라고 당황한 것이 저와 똑같다고 느꼈다”며 “그래서 정 교수에게 물어보니 ‘솔직하게 말하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저와 후보자에게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7일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법원종합청사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은 처음엔 투자 약정금이 너무 많다는 데서 출발했으나 운용사 업무에 그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관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출자했던 펀드의 투자자가 그의 처남 등 가족으로만 구성된 사실도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그는 “확인하려고 말씀드렸는데 후보자가 충격을 받아 제게 ‘정말이냐’고 되물었던 기억이 난다”고도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이미 처남의 출자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들통 난 데 놀라서 반응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비서관은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비서관은 당시 가족펀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자는 건의가 있었던 것과 관련, 준비단 논의 결과 수사 방식으로 더 조사하지는 않는 게 낫겠다는 의견을 조 전 장관에게 전달해 그렇게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후보자 동의 없이 사실관계를 솔직히 말하지 않는게 가능하냐고 되묻자 “문장과 표현에 후보자가 동의했거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물론 저희 가족도 펀드가 가족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몰랐다’ 답한 데 대해 김 비서관은 “과거엔 몰랐다”는 취지라고 증언했다. 처음에 가족 펀드가 아니라고 해명한 데 대해서는 잘못되지 않았단 취지로 답했다. 그는 “제3의 투자자들이 있던 걸로 봤고, 그 제3의 투자자들이 가족이 아니라고 했던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이 펀드운용보고서 등과 관련해 전혀 모르는 것처럼 행동했느냐”고 묻자 김 비서관은 “저는 그렇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모르는 것처럼 후보자도 똑같이 모른다고 생각했다”며 “계속 새로운 의혹이 나올 때마다 난처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