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독점 애플리케이션 위챗에 대한 제재의 불똥이 미국 애플로도 튀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가 예고대로 위챗(중국명 웨이신) 제재를 실현할 경우 애플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다.
2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일 미국이 진짜로 위챗을 금지한다면 우리도 애플 스마트폰을 쓰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인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을 넘어 중국 정부가 애플 판매를 아예 금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미국 정부의 자국 기술기업을 노린 제재 확대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미국의 일부 정객이 국가안보를 빙자해 외국 기업을 이유 없이 압박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러한 해적행위는 이미 미국을 포함한 각국 소비자와 기업의 권익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중국 텐센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위챗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애플이 우선 피해를 볼 가능성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텐센트와의 거래를 전부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시행시한은 앞으로 45일이며 미국 관할권 내 개인 또는 기업에 모두 적용된다.
아직 미국 행정부의 ‘거래금지’ 범위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향후 애플 앱스토어에 위챗이 올라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위챗은 중국에서 SNS 기능 외에 전자결제 등 여러 생활 필수 서비스가 결합한 ‘슈퍼 독점 앱’이라는 점에서 만일 애플 아이폰에 위챗을 설치할 수 없게 된다면 중국 고객 다수의 애플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28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의 최근 온라인 설문에서 120만명의 응답자 중 95%가 웨이신을 쓰지 못하면 아이폰 대신 다른 스마트폰을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