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뭉칫돈을 조달한 SK하이닉스(000660)가 5억달러(한화 약 5,935억원) 규모 외화채권을 발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현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려는 목적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4·4분기 5억달러 규모 달러화채권 발행을 준비중이다.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비롯 복수의 주관사단을 선정하고 발행 작업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국내 회사채시장에서 1조600억원 규모 현금을 조달했다. 국내 민간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에도 5억 달러 규모 5년 만기 달러채권을 발행했다. 자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해 향후 운영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4분기 우수한 실적을 거두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러브콜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조6,06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3% 늘어난 1조9,467억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가격 상승과 D램, 낸드플래시의 성숙단계 진입으로 비중이 증가하면서 모든 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텔레컨퍼런스와 미디어 스트리밍이 증가해 데이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버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K하이닉스에 대해 ‘Baa2’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무디스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SK하이닉스의 재무개선이 기대된다”며 “다만 계속된 잉여현금창출흐름과 차입금 축소 여부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해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