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사들의 수난이 계속되면서 일부 항공사가 항공권 변경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등의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미국 내 모든 스탠더드이코노미와 프리미엄 항공권의 변경 수수료를 영원히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수수료는 약 200달러에 달한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라며 “고객에게서 개선사항에 대해 들은 결과 수수료를 없애는 것이 주요 요구사항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이번 변경은 지난 3월3일 이후 구매한 모든 티켓에 적용된다. 이 밖에도 유나이티드항공은 내년 1월1일부터 기존에 예약한 항공편과 같은 날, 더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다른 항공편으로의 변경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은 이미 수수료를 없애는 방식으로 고객 붙들기에 나서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미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델타항공은 올해 말까지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월부터 한시적으로 1회에 한해 예약변경 수수료를 없앤 에어캐나다는 최근 이 기간을 내년 9월30일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루프트한자항공과 스위스항공·오스트리아항공·브뤼셀항공 등을 운영하는 루프트한자그룹도 3월에 발표한 예약변경 수수료 면제 정책을 연장한다.
수수료는 그간 항공사의 좋은 수입원이었다. 미 교통통계국에 따르면 미 운송업체들은 지난해 예약변경 수수료로 전체 영업수익의 약 1.4%인 28억달러를 벌어들였다. WP는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감소하며 항공사들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사들은 올 들어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지난봄만 해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재확산이 계속되며 이 같은 희망도 사라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인 ‘케어스액트(Cares Act)’에 따라 만들어진 급여지원 프로그램이 오는 10월1일 만료를 앞두고 있어 항공사 직원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