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관객이 장애인학교 설립 토론회 참석자로…연극 ‘생활풍경’

강서구 ‘장애인학교 설립’ 토론회 바탕 창작

관객, 찬반 따라 좌석 선택·다른 풍경 경험

“생각하는 것, 바라보는 것에 따라 달라져”

극단 신세계 신작 18일 동양예술극장 개막




2017년 9월, 한 주민 설명회에서 엄마들이 무릎을 꿇었다. 눈물로 이들이 호소했던 것은 장애인특수학교 설립을 허락해달라는 것. 아이들을 위해 무릎 꿇은 엄마들과 저마다의 이유로 반대하는 주민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각종 신문·방송 뉴스를 통해 퍼지며 숱한 논쟁을 낳았다. 남의 동네에서 벌어진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는가. 관객을 3년 전 그 토론회의 당사자로 초대하는 연극이 찾아온다. 오는 18일 동양예술극장에서 초연하는 극단 신세계의 2020년 신작 ‘생활풍경’이다.


‘생활풍경’은 몇 년 전 이슈가 된 서울 지역 한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를 바탕으로 창작됐다. 해당 지역에 장애인 학부모들이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국립한방병원 설립을 원하는 주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호소한 일화로 알려진 사건이다. 연극은 이 사건의 이면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사회 시스템의 모순이 개별 사회구성원들을 서로 적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늘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고 혐오와 차별이 일상화된 현대인들의 초상을 그려낸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뉴스 속 일화가 나의 삶과 얼마나 가까운 ‘보통의 일’인지에 대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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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극에서는 관객들이 극 중 토론회의 참석자가 된다. 극장에 입장하기 전 장애인특수학교를 지지하는 좌석과 국립 한방 병원을 지지하는 좌석 중 원하는 좌석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선택을 통해 ‘같은 사회의 각기 다른 생활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선택한 좌석에 따라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관객들은 2020년 대한민국이라는 세상 속에서 본인의 위치가 위, 아래, 좌, 우 중 어디에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극단은 이 같은 설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생각하는 것은 바라보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바라볼지에 달렸지 않을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 젠더트러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는 27일까지 공연한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 객석제’로 공연한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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