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달 9월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추천했던 책들이 서점가에서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에도 ‘문프(문재인 프레지던트) 셀러’의 저력이 확인됐다는 게 서점가의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코로나 사피엔스’ ‘오늘부터의 세계’ ‘리더라면 정조처럼’ ‘홍범도 평전’ 등 4권의 책을 SNS를 통해 소개했다. 예년 같으면 휴가에 맞춰 추천 도서 목록을 공개했겠지만 올해는 코로나 위기 대응을 위해 휴가를 취소했기에 독서의 달을 계기로 책을 추천했다. 예년처럼 문 대통령의 언급 직후 책 주문이 크게 늘었다. 해당 책들은 당일 저녁 곧바로 실시간 주문량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문프 책 목록’이 공개 된 지 2주일, 인터넷서점 예스24는 해당 책들의 판매량 변화치를 집계해 발표했다. 예스24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추천일인 9월 1일을 기점으로 10일 간 도서 4종의 판매량은 직전 동기 대비 최저 225%에서 최고 1,280%까지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 사피엔스’, ‘리더라면 정조처럼’, ‘오늘부터의 세계’는 예스24의 9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각각 26위, 58위, 66위로 단숨에 뛰어 올랐다.
해당 기간 대통령이 추천한 책 4종을 구매한 사람의 연령대는 40대가 가장 많았다. 성비는 남녀 4대 6의 비율로 여성 독자가 많았다.
■文대통령, 석학 ‘포스트 코로나’ 제언에 집중
문 대통령의 책 목록에는 ‘포스트 코로나’와 ‘역사 속 위대한 리더’라는 키워드가 담겨 있었다.
‘오늘부터의 세계(메디치미디어 펴냄)’는 제러미 리프킨, 원톄쥔,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케이트 피킷, 닉 보스트롬, 반다나 시바 등 세계적인 석학 7명의 코로나 위기 원인 분석과 코로나 이후 세계에 대한 통찰을 담은 책이다. 이들은 단순히 코로나 바이러스만 보지 않고 기후변화, 세계화, 양극화, 혐오, 불평등, 지구적 거버넌스 부재, 민주주의 위기 등 앞으로 닥칠 더 거대한 문제를 지목한다.
‘코로나 사피엔스(인플루엔셜 펴냄)’도 석학의 제언이다.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정관용 등 한국 석학 6명은 “인류는 이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하면서 생태와 인간관계, 경제 재편, 새로운 정치 체제의 출현, 문명의 전환 등에 대한 전문가의 시각을 보여준다. 국가의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대통령에게 여러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리더라면 정조처럼(더봄 펴냄)’과 ‘홍범도 평전(레드우드 펴냄)’은 역사 인물에 대한 책이다. 각각 백성을 위해 개혁을 추진했던 정조의 통찰력과 실행력, 동포를 억압에서 구하려 했던 홍범도 장군의 항일 정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명견만리 시리즈 등 과거에도 인기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년 여름 휴가나 연휴 때 SNS를 통해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출판계에서 작은 이벤트로 여겨진다. 책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환기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여름휴가 당시 소개했던 ‘명견만리’ 시리즈 도서의 판매량은 문 대통령 언급 이후 판매량이 전주 동기 대비 최대 2,636%까지 증가했고, 2019년 설 연휴에 읽은 ‘사랑할까, 먹을까’는 1,733%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