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은 기계기술정책센터가 부경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곽기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계기술정책 100호 ‘우리나라 제조장비기업의 성장·혁신·수익 패턴 분석과 시사점’을 2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제조장비산업 분야중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눈에 띄는 성장은 매출과 영업이익 부진에도 고용과 R&D 투자를 확대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한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산업용 로봇, 공작기계 등 산업 분야에 따라 성장 패턴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 분야별 맞춤형 과제와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등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9년 간(2000년~2018년)의 성장·혁신·수익 패턴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급격한 성장을 보인 반면 공작기계 산업은 2010년 이후 성장 정체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용 로봇의 경우 최근 성장세를 보였지만, 절대 규모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산업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에 따라 이질적인 성장이 나타난 원인 중 하나로 R&D 투자 패턴의 차이가 확인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산업의 경우 2018년 R&D 집약도가 3.8%에 달하지만, 공작기계 산업과 산업용 로봇은 각각 1.6%, 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작기계 산업은 두산공작기계를 제외하고는 산업 전체적으로 저수익 현상이 굳어지고 있어 수익 창출에 기반을 둔 R&D 투자와 고용 창출의 선순환 체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장비산업 육성을 위한 과제로 전략적 기업군 발굴 및 육성, M&A 장려정책으로 글로벌 히든 챔피언 창출, 스타트업 육성 및 고용 지원정책으로 일자리 창출, 출연연의 지역기업 지원역량 강화를 토대로 비수도권 지역의 혁신역량과 수익성 제고 등을 제시했다.
또한 3개 산업 모두 2010년 이후 R&D 집약도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그나마 R&D 집약도가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분야도 글로벌 기업(2018년 12%)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R&D 투자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성장세가 가장 뚜렷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산업마저 지난 10년간 외부감사기업 및 상장 기업이 단 2개에 그쳤다. 고용 창출도 매출 성장 대비 80% 수준에 그쳐 이를 위해 보다 정교한 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의 히든 챔피언이 단 2개에 불과했다. 제조장비산업의 높은 경기 변동성에 대비하고 수요산업에 대한 협상력 강화, 양질의 일자리 조성 등을 위해 제조장비산업 산업내 중견기업군 육성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제조장비산업 활동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이 심화되고 있어 지역 제조장비산업 경쟁력 제고를 통한 지역 산업 생태계의 복원,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계연은 기계기술정책 100호 발간을 기념해 특집호 ‘기계산업의 데이터 활용 및 분석 방법 제언’도 발간했다. 특집호에는 기계산업 분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담았다.
기계연 박상진 원장은 “주요 제조장비산업 내 기업 수준의 성장·혁신·수익 패턴에 따라 산업별 당면 과제와 맞춤형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공헌하고 국민의 관심에 부응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