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과 여권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진 전 교수가) 파격 인사에 많이 놀라신 거 같다’고 자신을 겨냥한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과 관련, “젊은이들 데려다가 앞세워 쇼 하는 것은 그쪽이나 저쪽이나 정치권에서 늘 해왔던 것”이라고 응수했다.
진 전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파격인사에 놀라? 파격은 가끔 해야 파격”이라면서 이렇게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겉으로는 젊은 여성 위하는 척하며 속으로는 김지은 씨를 위해 증언한 이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위선을 지적했더니 쓸 데 없는 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애써 그 부분을 피해가고 싶은 모양”이라고 날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이낙연 대표, 안희정의 성폭행을 반조하고 조장하고 은폐하고 비호하는 가해의 구조가 그 캠프 안에 들어와 있어요. 그건 청산할 의지도 없으시죠? 아니, 청산 못 하시죠?”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JTBC ‘뉴스룸’은 지난달 31일 “2011년부터 7년간 안 전 지사를 보좌한 핵심 참모 문모 보좌관이 김지은씨 측 증인으로 나섰고, 지난달 면접을 보고 이낙연 의원 당대표 선거캠프에 들어갔지만 나흘 만에 일방적 보직 변경 통보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캠프 측은 “(문 보좌관에게) 나가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캠프에) 들어온 것도 본인 의지였고 그만두겠다고 한 것도 본인 의지였다”고 해명을 내놨다.
이같은 이 대표 측의 해명을 두고 진 전 교수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낙연 대표가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 캠프 관계자의 인터뷰로 두루뭉술 때우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바로 그런 조직적인 가해 구조가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잇따른 성범죄의 토양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안희정 사건도 그렇고, 박원순 사건도 그렇고, 그 피해자들은 일관 되게 지자체장들의 그런 행동을 조장하고 방조하는, 권력 주변의 망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고도 썼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안희정이나 박원순만의 단독범행이 아니라는 얘기다. 놀라운 것은 안희정이 감옥에 갔어도 그 인적 네트워크가 여전히 살아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낙연씨가 오늘 여대생 기용하며 온갖 생색을 다 냈죠? 다 쇼에 불과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편 박 최고위원은 이날 전파를 탄 YTN ‘출발 새아침’에 나와 “(진 전 교수가 최고위원 지명을 보고) ‘여대생 기용이 다 쇼’라는 말을 쓰신 것을 봤다. 그게 쇼가 아니라는 것을 계속해서 제가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 열심히 할 테니 결과로 평가해 달라고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청년 문제와 젠더 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미흡하다”고 지적한 뒤 “어떤 것이 가장 미흡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저는 조금 섬세하지 못했던 접근방법을 조금 더 섬세하게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또한 “민주당이 청년 문제를 다뤘던 방식이 일자리에만 지나치게 집중한다든지 특정한 하나의 문제에만 집중하거나 아니면 젠더 문제를 다루는 방식, 혹은 젠더 이슈가 터졌을 때 대응하는 방식이 굉장히 섬세하지 못한 언어를 사용하거나 미흡한 대처를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박 최고위원은 “이런 방식이 사실은 서툴고, 투박했다고 생각한다. 당사자들의 의견이 완벽하게 반영되기 어렵고, 당사자들의 감수성이 당내에서 지도부까지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체계가 없다 보니까 그동안 이런 미흡한 점이 많이 있었다”면서 “이런 섬세하지 못했던 접근에 대한 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조금 더 섬세하게, 그리고 다양한 의제들을 포용하고 계속해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