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를 상대로 사고를 낸 뒤 운행까지 막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택시기사 최모(31)씨가 구급차 운전사에게 사고 접수를 하도록 해 보험금을 타내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이유영 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번 사건의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최씨는 응급환자의 이송업무를 11분간 방해했고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했음에도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속여 보험회사에 사고접수를 하도록 했다”면서 “이로써 보험금으로 차량수리비 72만원을 교부받아 편취했다”고 말했다.
이에 최씨 측 변호인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관련해서는 편취의 고의나 실행에 착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보험범죄 성립 조건인 불법적으로 보험금을 타기 위한 고의가 없었고, 지난 2017년 사고에서도 과실비율 협의 문제로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해 궁극적으로 실행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최씨를 기소하며 공소장에 과거부터 수차례에 걸쳐 피해 사실을 부풀려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받아내거나 받으려 했다고 적시했다. 최씨는 ‘문콕’ 등 경미한 사고를 포함해 총 6차례에 걸쳐 피해 사실을 부풀려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받아내거나 받으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에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부근 강변북로를 달리던 구급차와 사고가 난 후 구급차 운전사에게 사고 접수를 하도록 협박했으나, 운전자가 협박에 응하지 않고 보험사와도 과실 비율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돈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 측에 “공소장 기재만 보면 간접증거 형태로 제출된 것 같다”며 추가 검토가 필요한 지 물었고 검찰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은 최씨에게 특수폭행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사기 등 6가지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14일 최씨를 구속기소 했다. 경찰은 별개로 환자의 유족이 최씨를 살인과 특수폭행치사 등 9가지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최씨의 다음 재판은 이달 2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