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찐후기]피부도 채식이 좋을까...'가치소비' 트렌드에 인기끄는 비건 화장품 리얼라엘 세포라도 '픽'할만

■라엘의 화장품 브랜드 '리얼라엘' 써보니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세포라 러브콜에 입점

-코코넛 유래 세정제 원료 '데일리 오일 투 폼클렌저'

적당한 거품에 세안 후에도 당김 없어 건성비부에 적합

-인도서 '마을 약국'이라 불리는 멀구슬나무 추출액 함유

'데일리 젠 밸런싱 토너' 로션 겸 사용할 수 있어

-풀러린·해바리기씨오일·3중 히알루론산 함유

'데일리 레스토레이션 크림' 도포 1시간 후 111.44% 보습력↑

저는 하루도 아니 한 끼도 고기를 먹지 않으면 못 사는 육식주의자입니다. 탄수화물 중독자가 아닌 단백질 중독자라고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단백질뿐이겠습니까, 고기에 있는 지방까지 사랑하는 완벽한 육식주의자인 저는 가장 이해 못할 신인류가 바로 채식주의자였습니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한 작가가 세계 3대 문학상이라고 불리는 저 상을 받기 전에 읽었던 소설인데, 매우 기이하다고 생각했으며, 기이한 꿈을 꾸고 나서부터 채식주의자가 되는 주인공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소설을 읽었을 때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문학적 메타포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많았을 겁니다. 단순한 채식주의자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시간이 흐른 후에 깨닫게 됐지만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찐 독후감’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들려드릴 후기 제품이 비건 화장품이기 때문에 입을 좀 털어 봤습니다. 먹는 것은 비건이 될 수 없는 저이지만 화장품은 비건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써 본 게 바로 여성용품 스타트업 라엘의 화장품 브랜드 ‘리얼라엘’입니다. 스타트업의 화장품이지만 리얼라엘은 올해 ‘콧대 높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 세포라의 요청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을 했습니다. 라엘 측을 원래는 온라인 채널로만 판매할 계획이었는데 말이죠. ‘무명의 브랜드’가 톱 오프라인 채널에 입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스타트업 브랜가 어떻게 세포라의 러브콜을 받았을까라는 궁금증에 리얼라엘을 써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리얼라엘에 관심을 가졌던 또 다른 이유. 마스카라가 눈 점막을 자극하는 정도를 평가하는 실험에 쓰이는 토끼가 수 개월 동안 마스카라를 3,000번 정도 바르다가 눈이 멀고, 눈을 아파하는 친구 토끼가 눈을 핥아주는 영상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라엘은 미국에서 한국인 여성 3명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처음에는 유기농 생리대를 제조 판매해 아마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회사입니다. 미국 생리대 시장은 P&G의 ‘올웨이즈’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곳에서 거둔 값진 성과인데요, 바로 유기농 생리대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기에 가능했습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여겨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보던 시기와도 잘 맞아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1020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어서 그냥 대형 마트에서도 1+1하는 제품을 사기보다는 꼼꼼하게 성분을 체크해서 유기농을 구입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다시 라엘의 비건 화장품 리얼라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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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리얼라엘은 비건 화장품입니다. 비건 화장품이란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화장품을 의미합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대중적이지는 않고 채식주의자인 배우 임수정 등이 비건 화장품까지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 아모레퍼시픽과 LF에서도 비건 화장품을 선보였습니다.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은 현재 18조 원에 달하고 앞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전망되기 때문에 진출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본격적으로 제품에 대한 후기를 들려드리면, 우선 기자는 건성으로 세수를 하고 나면 즉시 얼굴이 당깁니다. 세안을 한 후 10초 이내에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고 피부과 원장님의 말을 듣고 바로 토너를 바르거나 미스트를 뿌려줄 만큼 건조해서 클렌저를 선택할 때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리얼라엘의 ‘데일리 오일 투 폼 클렌저’를 사용해 보니 당김이 전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코코넛 유래 세정제가 원료이며 거품 역시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거품이 너무 없는 것은 선택을 잘 안 합니다. 씻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입니다. 적당히 세정이 되는 느낌도 들었고, 세안 후에 당김이 없다는 점, 뽀득뽀득해지지 않는 게 오히려 좋았던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가 요즘은 거의 사라졌지만 코로나로 인해. 대신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돼 화장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클렌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데일리 오일 투 폼클렌저’는 대한피부과학연구소가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단 1회 사용만으로 93.06%의 미세먼지를 세정한다고 합니다. 이 실험의 연구 기간은 2019년9월27일~2019년10월28일이며, 20~50세의 성인 여성 21명이 대상이었습니다. 또 세안 후에도 피부 당김이 거의 없었던 이유는 이 제품이 바로 피부에 편안한 약산성(PH 5.0~6.5)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리얼라엘의 기초 제품은 로션 없이 토너와 크림 두 가지인데요. 우선 로션 겸 사용할 수 있는 토너인 ‘데일리 젠 밸런싱 토너’의 성분 중 하나는 멀구슬나무입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처음 알게 된 식물인데요, 원산지는 히말라야와 인도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전남, 경남, 제주도 등에서 서식한다고 해요. 인도에서는 ‘마을 약국’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쓰이는데 이 나무로 이도 닦고 추출물로 피부병도 고친다고 하네요. 얼마 전에 커다란 인기를 끌었던 일명 ‘호랑이 풀(병풀)’, 시카 성분과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병풀추출원액이 좋다는 것을 알고 바로 저희 엄마는 딸을 위해 경동시장으로 달려가서 사오셨습니다. 여전히 토너와 함께 쓰는데 병출추출원액도 보습에 아주 좋기는 합니다. 100㎖에 1만 원도 안 합니다. 지금까지는 시카 성분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면 이제는 멀구슬나무도 주목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슷한 성분이 계속해서 다른 물질로 대체돼는 게 바로 마케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길어야 마케팅의 유효 기간은 3년이라는 것, 어디서 들은 것도 같습니다. 또 이 토너에는 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히알루론산이 함유돼 있어 수분 공급에 도움을 줍니다. 히알루론산은 이미 다 아시죠. 일명 ‘물광주사’의 성분인 바로 그것입니다.



다음은 ‘데일리 레스토레이션 크림’입니다. 이 제품은 대한피부과학연구소에 따르면 도포 1시간 후 최대 111.44% 피부 보습력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연구 기간은 2019년9월 27일~10월31일이며, 시험 인원: 21명이었습니다. 이처럼 보습력이 뛰어난 것은 바로 풀러린과 해바라기씨 오일, 3중 히알루론산이 상호작용을 강력한 보습막을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풀러린은 비타민 C 보다 172 배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있다고 합니다.

모든 생활에서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계신 프루테리언(fruitarian·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진 극단적인 채식주의자)에게는 당연히 추천하고요. 비건 베지테리언(vegan·육류는 물론 생선도 먹지 않고, 알, 유제품, 꿀 등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은 모두 먹지 않음), 락토 베지테리언(lacto·우유와 유제품, 꿀 등은 먹지만 육류, 생선, 동물의 알은 먹지 않음),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육식은 하지 않지만, 해산물과 동물의 알, 유제품은 먹음), 폴로 베지테리언(pollo·붉은 살코기는 먹지 않지만, 조류, 해산물, 동물의 알, 유제품은 먹는 준채식주의자), 플랙시테리언(flexitarian·채식을 하지만, 때에 따라서 육류나 해산물도 먹는 준채식주의자) 그리고 저와 같은 극단적인 육식주의자도 리얼라엘의 비건 화장품은 사용해볼 만합니다. 저는 악건성 피부이기 때문에 비건 화장품이든 아니든 보습 때문에 사용할 것 같고요, 무려 8종류에 달하는 채식주의자들은 자신의 신념 실천을 피부에도 해보는 것이 어떨지 합니다. ‘가치 소비’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가치 소비 어렵고 험난하지만, 또 조금만 노력하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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