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강남 일부 지역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월세 전환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면적에 이어 중형 면적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직방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 이후 전세시장은 단지별로 가격이 오르고 기존 전세 매물이 월세로 바뀌는 등 과도기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형면적을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보증금 부담이 적고, 임차인도 월세 부담이 적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직방은 설명했다.
실제로 반포 지역의 아파트의 경우 전용 60㎡ 이하 소형 면적에서 전세가격이 하락했고, 다수 매물들이 월세로 전환되기도 했다. 강북 대표 지역인 마포·용산·성동구 지역 아파트에서도 소형면적을 중심으로 월세 거래가 발생하며 오히려 7월 거래보다 8월 거래 가격이 낮은 사례가 관측되기도 했다.
직방은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보증금보다는 월세 수입을 더 선호하게 된다”며 “소형면적이 자리 잡고 나면 중형면적으로 그 현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임대차3법 이후 시장에서 전세 물건이 사라지며 준공연한이나 가격대와 상관 없이 전체적으로 전세 가격이 많이 올랐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 107㎡의 경우 7월 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으나 8월에는 8억9,500만원에 계약되며 한 달 만에 2억4,500만원이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 전용 131㎡도 7억5,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 가량 올랐다. 신축 아파트를 비롯해 타워팰리스, 압구정 한양아파트 등 초고가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전세가가 상승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파크푸르지오 전용 85㎡는 7월 최고 4억5,000마누언에 거래되던 가격이 8월 최고 6억원에 거래됐다.
다만 일부 단지에서는 8월 들어 7월보다 낮은 가격에 전세 거래가 체결되는 사례가 나오며 혼조세 양상을 띄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의 경우가 그렇다. 직방은 “7월에 높은 가격에 거래된 점도 있으나 8월에는 전세 대신 월세로 계약된 경우가 다수 발생했고, 전세 매물들이 월세로 전환되며 거래됐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새 임대차법이 전세 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직방은 “전세시장은 축소되더라도 소멸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재와 같은 대출 규제 상황에서는 결국 전세라는 일종의 사금융제도를 통해 주택을 매입할 수밖에 없으며 거주 안정성 측면과 부동산의 미래가치라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감안하면 전세가 시장에서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