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아시아나 알짜 자회사 'IDT' 매물로 나오나

에어부산 등 LCC는 팔기 어려워

채권단 '플랜B'로 매각방안 검토

성사땐 2,000억 안팎 확보 가능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아시아나 자회사인 아시아나IDT(267850)가 ‘알짜’ 매물로 주목받고 있다. 시스템통합(SI) 업체 특성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한발 비켜나 있어 아시아나의 6개 자회사 중 가장 빠르게 현금화가 가능한 매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 채권단은 딜 무산 뒤 이른바 ‘플랜B’를 통해 아시아나IDT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아시아나 자회사 중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먼저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정상적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는 “아시아나IDT는 항공·건설업종에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쌓았고 최근 생명보험사 등 금융회사들로부터도 일감을 따내는 등 사업 확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구조조정 전문 PEF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매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국내 PEF인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 자회사인 쌍용정보통신 지분 40%를 국내 중견 정보기술(IT) 기업 컨소시엄에 261억원을 받고 매각한 전례도 있다.

시장에서는 만약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아시아나가 2,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자금난을 해소할 정도의 금액은 아니지만 2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에 앞서 ‘명분’을 쌓을 만한 수준은 된다는 게 관련 업계의 진단이다. 아시아나IDT는 지난해 2,461억원의 매출과 116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이 큰 SI 업체의 특성상 적정 기업가치 산정을 두고 난항이 예상된다. 실제로 아시아나IDT의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보면 올 상반기 기준 영업수익(매출)이 593억원에 달해 같은 기간 전체 매출(1,002억원)의 60%에 육박한다. 일반적인 인수합병(M&A) 딜에서는 내부거래 비중이 큰 계열사를 팔 때 일정 기간 매출 계약을 보장하거나 매수자 측에 풋옵션을 주는 등 ‘안전장치’를 두지만 이번 딜의 경우 대주주이자 계약 당사자로 산은이 나설 가능성이 커 이런 특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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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이 영구채 출자전환으로 아시아나 대주주에 올라선 뒤 얼마나 책임감 있게 구조조정을 추진할지가 관건”이라며 “이동걸 산은 회장의 연임 문제도 걸려 있어 아예 자회사 전부를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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