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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늘고 가격 반등...반도체株 '꿈틀'

DB하이텍, 한달새 10% 껑충

삼성전자도 이달 4.6% 상승

美, 中제재 반사이익도 한몫

증권사, 목표주가·실적전망↑

0816A21 D램및낸드플래시가격추이, 개선중인삼성전자 실적 전망치



최근 삼성전자(005930)DB하이텍(000990)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에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려했던 수출이 개선되는데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제재와 반도체 가격도 바닥을 벗어나려는 조짐이 보이자 기대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DB하이텍은 전 거래일보다 7.20%(2,500원) 상승한 3만7,200원에 마감됐다. 장 중 한때 상승률이 8%를 웃돌기도 했지만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상승률이 10%를 넘어선 DB하이텍은 지난 7월 말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기분 좋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최선호 종목인 삼성전자도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2%(900원) 상승한 5만6,5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최근 한 달 주가는 지지부진했지만 이달 들어 4.6% 상승하는 등 힘을 내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종의 주가 반등세는 최근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소식이 잇달아 들려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우려했던 수출이 조금씩이나마 회복되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8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이 9.9%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재택근무 등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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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하락을 멈췄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DR4 8Gb’ 반도체 고정가격은 3.13달러로 전달과 같았다. 특히 현물가격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DDR4 8Gb 현물가격은 한 주간 8.5% 상승했다. 현물가격이 고정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소식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제재가 확산되면서 반사이익과 관련한 기대감도 주가에 작용하는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화웨이에 이어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 (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를 블랙리스트 대상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SMIC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DB하이텍으로 긴급 주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SMIC 제재 가능성이 앞으로 중국 파운드리 수급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7나노 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와 올해 4·4분기 중국 우시 공장 파운드리 생산 시설이 본격 가동되는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호재는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변수가 여전한 만큼 증권사들의 전망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반도체 기업들의 목표주가와 실적 전망치를 조금씩 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증권과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와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다소 높여 잡았다.

하지만 최근 호재가 일시적이고 불확실한 재료라는 견해도 있다. 디램 가격 상승은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3차 제재로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주문이 밀려 발생하는 일시적인 재료일 수 있으며 SMIC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 역시 국내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물 가격 상승세는 화웨이의 마지막 러시오더에 대응하는 현물 딜러들의 움직임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며 “서버용 D램의 수급 상황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 개선되는 시그널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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