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KAIST 박사받은 에티오피아 장관 "최빈국에서 강대국 성장 한국 모델 모국에 적용할 것”

6년 간 도시개발주택부 장관 하다 2016년 한국 유학

당시 정부에서 논란 끝 총리자문 장관으로 보직변경

"한국인들 자기 몫 다하고 행동하고 실천해 인상적"

새마을운동·인터넷 인프라·장년 IT활용기술부터 실천

최근 KAIST 경영학 박사를 받은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 에티오피아 국무총리자문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최근 KAIST 경영학 박사를 받은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 에티오피아 국무총리자문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은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짧은 시간에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한국의 성공사례를 연구하고 싶어 KAIST에 지원했고 에티오피아에 적용해 실천하고 싶습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Mekuria Teklemariam·50) 에티오피아 국무총리자문 장관은 8일 “최빈국에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사례를 연구해 모국 발전에 기여해 보자는 결심이 서 유학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6년 가을 박사과정에 입학한 그는 지난 4년 간 ‘정보격차 해소가 경제성장과 부패 통제에 미치는 영향’, ‘개발도상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확산정책’ 등 논문을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했다.


그는 “에티오피아의 발전을 위해 성공사례를 보유한 국가의 성장 원동력을 학문적으로 연구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에티오피아에 적용하고 싶은 정책으로는 새마을 운동,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 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IT 활용기술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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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쿠리아 장관은 앞서 40세라는 에티오피아 역사상 최연소 장관(도시개발주택부) 출신으로 6년 간의 재임 기간 신도시·스마트시티 개발, 토지관리, 주택개발 등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했다. 하지만 여러 성취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일을 거듭해 정체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고민 끝에 2015년 유학을 결심하고 사임 의사를 밝힌다. 이 때 국무총리는 ‘유학 가려는 이유가 당신을 위한 것인지 나라를 위한 것인지’ 질문했고, 이 말을 듣고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다.

“영국의 개방대학이나 미국 MIT의 최고위 과정을 가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겠지만 한국으로 유학해야 모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심이 섰습니다.” 결국 6개월의 준비 끝에 KAIST 기술경영학부 글로벌 IT 기술대학원에 합격했다. 그렇지만 사표가 반려돼 일단 KAIST에 휴학을 신청해 기다리다가 정부가 위원회를 열어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에서 국무총리자문 장관으로 직위를 변경해준 뒤에야 한국행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어느 자리에 있든 자신의 몫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하고, 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지켜봤습니다.” 재학 기간 그는 정보격차 해소가 경제성장과 부패통제에 미치는 영향·개발도상국의 초고속인터넷 보급 및 확산정책 등의 주제를 연구해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등과의 협업 연구를 진행해 글로벌IT기술대학원에서 수여하는 우수 협력연구상을 2018년에 두 차례 수상했다. ‘확산 단계별 맞춤형 모바일 초고속 인터넷 확산정책’이라는 제목의 박사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텔레커뮤니케이션즈 폴리시’에 실렸다. KAIST 글로벌 IT 기술대학원 최우수 졸업생이란 영예도 얻었다.

메쿠리아 장관은 “지난 4년 간 경험한 KAIST의 연구·행정·산학협력 등을 벤치마킹해 에티오피아 과학기술대학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이 배우고 갑니다. 학업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가치들로 인해 더없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12일 본국으로 돌아간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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