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韓서 배운 경제 성공사례, 조국에 적용하고파"

KAIST 박사된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 에티오피아 국무총리 자문장관

최빈국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韓 연구하고 싶어 유학 결심

IT 활용 기술·인프라 구축 등

에티오피아서 반드시 실천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Mekuria Teklemariam) 에티오피아 국무총리 자문장관. /사진제공=KAIST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Mekuria Teklemariam) 에티오피아 국무총리 자문장관. /사진제공=KAIST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정치·경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나라입니다. 에티오피아의 발전을 위해 성공사례를 보유한 국가의 성장 원동력을 학문적으로 연구해보고 싶었습니다.”

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학부 글로벌IT기술대학원 최우수 졸업생이라는 영예와 함께 박사 학위를 취득한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 에티오피아 국무총리 자문장관은 한국에서 공부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올해 50세로 에티오피아 현직 장관을 지내고 있는 그는 40세에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으로 취임해 에티오피아 역사상 최연소 장관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고 6년의 재임 기간에 신도시·스마트시티 개발, 토지 관리, 주택 개발 등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며 에티오피아의 경제개발을 이끌었다. 이후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유학을 결심하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때 ‘유학을 가려는 이유가 개인의 이력을 위한 것이냐, 나라를 위한 것이냐’라는 국무총리의 물음은 그가 한국행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영국의 개방대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최고위 과정을 선택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을 투자해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빈국에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사례를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자국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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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쿠리아 장관의 KAIST 박사과정 입학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6개월여의 준비 끝에 지난 2015년 KAIST 대학원에 합격했지만 장관 사임 의사가 반려되면서 일단 휴학을 신청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는 “지도교수인 권영선 기술경영학부 교수와 함께 계속해서 에티오피아 정부를 설득해나갔다”며 “그 결과 9인으로 구성된 정부 위원회에서 유학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고 이후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에서 국무총리자문 장관으로 직위를 변경한 끝에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메쿠리아 장관은 KAIST 입학 후 정보격차 해소가 경제성장과 부패통제에 미치는 영향과 개발도상국의 초고속인터넷 보급 및 확산 정책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나섰고 그 결과 글로벌IT기술대학원에서 수여하는 우수협력연구상을 2018년에 두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또 올 8월에는 졸업논문 ‘확산단계별 맞춤형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확산 정책’이 정보통신 분야 유명 국제학술지 ‘텔레커뮤니케이션즈 폴리시’에 게재되기도 했다.

메쿠리아 장관은 “새마을운동,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기술(IT) 활용기술 교육 프로그램 등을 에티오피아에 적용해보고 싶다”며 “한국과 KAIST에서 배운 것들을 에티오피아에 반드시 적용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메쿠리아 장관은 “내 결정이 옳았고,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이 배우고 간다”면서 “학업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가치들로 인해 더없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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