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나랏빚 1년새 82兆 늘어 781兆…정부 관리범위 넘어서나

[올 재정적자 벌써 98조]

경기불황에 세수확보 쉽잖은데

코로나發 지출은 급속하게 늘어

"나라살림 구멍, 감당 안돼" 우려

"내년 내후년도 '확장 기조' 유지

재정준칙 마련 증가세 제어해야"

0915A04 중앙정부 재정 바닥



정부 재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입 감소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출 확대가 맞물리며 시간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7조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이달 집행될 경우 재정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 적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이 장기화하는데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향후 세수 확보도 쉽지 않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9월호’에 따르면 정부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는 올 1~7월 전년 동기 대비 49조9,000억원 늘어나 9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7월 관리재정수지는 세정지원 납부 효과 등으로 올 상반기(110조5,000억원) 대비 줄었지만 정부의 3·4차 추경 등을 감안하면 또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경 예산안에서 “올해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1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4차 추경까지 감안하면 재정 급증 추이가 정부 관리범위를 넘어섰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재정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정부 수입이다. 코로나19 세정지원에 따른 납기 연장 9조2,000억원과 하반기 근로장려금 지급액 6,000억원 등이 집행되면서 세수가 줄었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법인세가 전년 대비 13조6,000억원 감소했으며 부가가치세는 4조5,000억원 줄었다. 소득세는 3조원, 관세는 8,000억원씩 각각 줄었다. 올 1~7월까지 국세수입 진도율은 60.3%로 최근 5년 평균 진도율인 63.8% 대비 3.5%포인트 낮다. 그만큼 세입 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법인세는 기업들의 경영환경 악화에 진도율이 세목 중 가장 낮은 52.7%에 머물렀다.

7월만 놓고 보면 국세수입이 전년 대비 2조4,000억원 늘기는 했지만 납기일을 연장해줬던 세수 일부(3조6,000억원)가 수입으로 잡힌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월 근로소득세 또한 전년 동기 대비 7,000억원 늘었지만 정부 재정이 투입된 공공일자리 등으로 상용직이 늘어난 것 외에 물가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임금 상승분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로 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소비활동 추이를 엿볼 수 있는 7월 부가가치세는 경기 불황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1조원 줄었다.


정부 수입은 줄었지만 돈 쓸 곳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에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 1~7월 정부 총지출은 35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조8,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집행 속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7월 재정집행률은 71.7%이며 이 중 중앙정부 집행률은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증가한 73.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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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규모도 급속히 늘고 있다. 통합재정수지는 75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51조3,000억원 급증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전년 대비 49조9,000억원 증가한 9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재정수지 적자가 확대되며 국가채무는 빠르게 늘고 있다. 7월 말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3차 추경 집행 등에 따라 781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2조1,000억원 급증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비효율적이거나 성과가 없어 보이는 곳에 재정을 집행하는 사례가 엿보이는데다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 같은 재정 확장 기조가 유지된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번 재정동향에서도 4차 추경안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내년에도 추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정부 재정건전성이 상당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급격한 재정지출 증가세를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경기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재정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국가부채가 급증하면서 관리 가능하지 않은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에 재정 증가 속도를 관리할 수 있는 재정준칙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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