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앞.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폭으로 늘었다.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주식투자, 생활자금 수요 등으로 신용대출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크게 늘어나면서 가파른 증세를 보이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948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1조7,000억원 증가했다. 속보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 수요로 6조1,000억원 증가한 69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신용대출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251조3,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 늘었다. 주택자금 수요에 주식투자와 생활자금 수요가 가세하면서 증가폭이 확대했다.
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은 매매나 전세 자금수요가 신용대출로 이어졌고, 최근 공모주 청약 관련해서 증거금 납입을 위한 수요도 영향을 끼쳤다”며 “8월에는 여름 휴가 등으로 자금 수요가 높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고, 재난지원금 지급이 마무리되면서 생활자금수요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961조원으로 전월 대비 5조9,000억원 늘었다. 8월 증가액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782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1,000억원 증가해 8월 증가액 기준으로 2009년 속보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늘었고,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등으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대기업은 기업들의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등으로 전월 대비 1,000억원 줄면서 감소 전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