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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 신(新)모빌리티 전쟁의 기수 '스타트-업'

허남용 한국자동차연구원 원장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에 스타트업(신생 벤처) 경쟁이 뜨겁다. 이들은 저마다 ‘제2의 테슬라’를 내걸고 새로운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의 리비안은 아마존과 전기상용차 10만대 납품 계약을 체결해 돌풍을 일으켰고 카누는 월 단위 전기차 구독 서비스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수소차 부문에서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니콜라가 수소충전소 1,200개를 설치하고 오는 2023년 수소트럭을 출시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중국도 신생 기업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중국의 3대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오·리오토·샤오펑은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중국계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 최근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자율주행 연구개발을 지속한 네오릭스는 무인차로 상하이에서 소독을 실시하며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아이드라이버플러스도 16개 병원에 자율차를 제공해 의료장비 운반을 도왔고 오토엑스는 최근 자율주행 택시 100대를 상하이에서 선보이며 로보택시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간 완성차 대기업이 세계 자동차 산업을 주도했다면 최근의 산업 변화는 스타트업이 가세한 전면전 양상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 등 미래차 전환의 소용돌이 속에 산업을 지배했던 기존 규칙은 무너지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기술과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완성차 업체의 영역을 침범하고 때로는 이들을 우군 삼아 협력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기업공개(IPO)로 직접 몸집을 키우기도 하고 거대 기업에 지분을 매각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하는 스마트한 전략을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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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와 전기상용차에서 자율주행차 센서나 영상처리 기술 같은 첨단 부품까지 신시장을 점령하려는 많은 벤처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완성차와 부품 대기업들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물론 신생 기업들이 글로벌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면 지금보다 변화의 속도와 화력을 더 키워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산업의 회복 탄력성은 기존 산업 구조의 복구보다 스타트업 주도의 혁신에 달려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완성차 업체들이 회복에 매진하는 가운데 역동적인 스타트업들이 제품과 서비스 혁신으로 자동차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해나갈 인프라와 투자 여건, 정부 지원 등이 중요한 이유다. 기업·정부·국민이 합심해 마련한 도약대에서 한국의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각양각색으로 싹을 틔우고 열매 맺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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