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나라는 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국, 독일, 영국, 미국, 일본을 포함한 14개국 1만4,27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한국인의 89%가 국가의 중대한 위협으로 ‘감염병 확산’을 꼽았다. 14개국 중 최고 비율이다. 일본은 88%, 미국은 78%, 영국은 74%, 캐나다는 67%였다.
퓨리서치센터는 감염병과 함께 기후변화, 테러, 해외 사이버 공격, 핵무기 확산, 세계 경제, 빈곤, 국가나 민족 간 장기적인 갈등, 대규모 이주 등 9개 항목에 대해 각국 국민이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정도를 매년 조사하고 있다. 한국은 감염병에 이어 해외 사이버 공격(83%), 글로벌 경기(83%), 국가나 민족 간 갈등(71%), 대규모 난민 이주(52%)를 중대한 위협으로 봤으며, 이들 항목을 위협이라고 보는 비율은 1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또 핵무기 확산은 10명 중 8명(79%)이 주요 위협으로 봤는데, 이는 조사 대상국 중 일본(8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조사대상 14개국 중 유럽을 중심으로 한 8개국의 가장 큰 걱정은 기후변화였다.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과 캐나다는 코로나19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도 감염병보다는 기후변화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주요 위협 요소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역대 가장 높은 비율로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퓨리서치센터는 정부가 유행병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주로 전염병 확산을 주요 위협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득이나 교육 수준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도 주요 불안 요소로 꼽혔다. 14개국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세계 경제 상태에 우려를 표했는데, 이는 2018년과 비교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한국은 83%가 이를 위협으로 봤는데, 14개국 중윗값인 58%를 크게 웃도는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