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4억5,000만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1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외평채 6억2,500만달러와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 7억유로를 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발행금리는 10년물 달러채의 경우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에 50bp를 더한 1.198%이고, 특히 5년물 유로채의 경우 유로 미드스와프에 35bp를 더한 -0.059%다. 비(非)유럽 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
10년물 달러채는 지표금리인 미 국채금리 하락 등으로 과거 달러화 외평채보다 낮아 10년물 기준으로 역대 가장 낮다. 10년물 달러화 외평채 금리는 2017년 2.871%, 2018년 3.572%, 2019년 2.677% 수준이었다. 가산금리(50bp)도 10년물 달러채 기준으로 2017년(55bp)보다 낮아 역대 최저다. 2029년 만기가 돌아오는 외평채 유통금리는 61bp 수준인데 이보다도 10bp 이상 낮다.
이 같은 역대 최저수준의 금리는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 때문이다. 실제 10년물 달러채는 최대 50억달러, 5년물 유로채는 최대 50억유로 이상의 투자자 주문이 접수됐다. 정부는 애초 달러화 표시 채권 5억달러, 유로화 표시 채권 5억유로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주문이 몰리자 발행 규모를 외평채 발행한도 15억달러에 가깝게 확대했다.
발행금리도 정부가 최초 제시한 조건보다 대폭 하향조정됐다. 정부는 10년물 달러채의 경우 10년물 미국 국채금리에 90bp를 더한 수준으로 금리를 제시했으나 최종 발행 시에는 이보다 40bp 낮아졌다. 5년물 유로채도 최초 제시 금리는 5년물 유로 미드스와프에 60bp를 더한 수준이었지만 최종 발행시에는 25bp 내려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 정부와 국민의 코로나 방역 및 경제 대응 성과는 물론 대외건전성을 비롯한 한국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나라 밖의 평가를 재확인할 수 있어 뿌듯한 마음”이라며 “성공적인 외평채 발행을 가능하게 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 경제에 굳건한 신뢰를 보여준 해외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