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반년만인 그해 12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기를 고대한다”며 2차 회담 준비를 서두르자고 제안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15일(현지시간) 공식 발간을 앞두고 CNN이 전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그 친서에서 “두 번째 DPRK(북한의 영문 약칭) 정상회담에서 각하(Your Excellency)가 결과를 성취하는 데 또다시 위대한 결단과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시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라고 칭한 표현은 편지에서 총 9번 나온다.
다음은 CNN방송이 입수해 보도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전문.
2018년 12월 25일
각하(Your Excellency),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조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200일이 지났고 올해도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아직도 그 아름답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내가 각하의 손을 굳게 잡았던 그 역사의 한순간을 잊을 수 없고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기를 고대합니다. 그때 내가 말한 것처럼 각하 같은 분과 훌륭한(excellent)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2019년 새해가 다가오면서 더 높은 이상과 목표를 향한 끝없는 노력을 요구하는 중대한 문제들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하가 솔직하게 지적했듯 새해를 맞이하면서 전 세계는 멀지 않은 장래에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나와 당신의 또 하나의 역사적 만남을 틀림없이 보게 될 것입니다.
나는 이미 가장 가깝고 가장 신뢰하는 동지들과 관련 기관들에 두 번째 조미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서두르도록 지시했고 다음 회담에서 각하와 좋은 결과들을 이뤄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가 정상회담 장소를 두고 서로의 입장만을 고집스럽게 고수하는 것처럼 보일 경우 긍정적으로 비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 입장은 장소에 관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조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국 간에 고위급 접촉을 서둘러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두 번째 DPRK 정상회담에서 각하가 결과를 성취하는 데 또다시 위대한 결단과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시기를 기대합니다. 각하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서 큰 결실을 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영부인과 당신의 가족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의 건강과 행복, 크나큰 성공을 기원합니다.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존경을 담아
국무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2018년 12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