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대책으로 지방채 발행을 통한 전 도민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장은 확보한 재원이 없어 지급할 여력이 없지만, 도민 경제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경우 빚을 내서라도 추가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야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0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추가 지원을 하자는 논의가 내부와 도의회에서 나오고 저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를 전액 지역화폐로 지원할지, 25% 매출 인센티브로 줄지, 50% 대형 지원 방식으로 50만원짜리를 사면 25만원을 지원하든지 방법이 있다”며 “인센티브를 하면 승수 효과가 생기니까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전날 ‘지역화폐 소비지원금’ 지급계획을 발표한 뒤에도 지방채 발행을 통한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에 대해 “도민 1인당 10만원씩을 지급한다고 해도 무려 1조3,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해서 쉽게 결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연내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미래 자산을 동원해서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게 자원 배분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의회와 협치해야 하고 의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의회에 공을 떠넘겼다.
이에 박근철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국가만 쳐다보면 안 되고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확보한 예산 사정이) 안 되면 지방채라도 발행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데 따른 재정 부담을 우려하면서도 지방채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낮은 채무 여건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경기도 채무액은 2조1,154억원으로 도민 1인당 약 16만원꼴이다. 이는 서울시 57만원, 인천시 60만원, 부산시 75만원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경기도가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한다 해도 당장 시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집행에 혼선을 줄 수도 있고, 당정의 ‘선별지급’에 반기를 드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복 또는 이중 지원으로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 지사는 국채 발행을 재원으로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이 지사는 “현재 위기상황에서 100만원과 경제 형편이 나아졌을 때 100만원은 가치는 다르다”며 “이 두 가지를 비교해서 현재 지출이 미래 지출보다 낫다는 확신이 들면 당연히 해야 한다. 그게 지방채 제도를 도입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