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상장기업인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 이후 부정적인 전망이 늘면서 자칫 테슬라 주가가 손실 가능 구간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증권가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올해 이후 총 약 539억8,200만원 규모로 발행됐다. 지난해 통틀어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발행 규모는 불과 5,000만원 정도였지만 올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ELS 발행액이 크게 늘었다. ELS는 특정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가 일정한 기간 안에 사전 약속한 범위 내에 있으면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해외주식을 토대로 한 ELS는 유럽·미국 등 대표지수를 묶어 내놓는 지수형과 테슬라·애플·엔비디아 등의 주가를 함께 묶어 발행하는 종목형이 있다. 이 중 종목형 ELS는 리스크가 높은 대신 고수익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정 종목의 주가 변동이 지수의 변동률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가령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8월 내놓은 ‘ELS 19550호’는 테슬라와 애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당시 제시한 수익률이 연 25%나 된다. 최근 출시되는 해외지수형 ELS 수익률이 약 6%에 머무는 것에 비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테슬라 주가는 그동안 투자자들의 기대에 맞춰 급등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관련 ELS 상환도 빈번하게 이뤄져 올해 상반기 나온 상품의 대다수는 이미 자금이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상태다. 하지만 주가가 한창 고공행진을 한 지난달 발행된 ELS에 투자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현재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잔액은 348억원 정도지만 지난달 발행된 ELS가 195억원 정도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8월 말 출시된 테슬라 ELS에 가입했을 경우 테슬라 주가가 약 200달러(녹인 45%) 이하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 큰 위기를 맞는데 다행히 9일 기준 주가(366.28달러)에서 40%는 더 떨어져야 위험권에 들어간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에 대한 전망이 과거처럼 긍정 일색이 아니라는 점이 우려를 높이고 있다. 마켓비트가 미국 월가 전문가 35명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현지에서 내놓은 테슬라의 평균 목표주가는 약 177.58달러다. 현 주가 대비 50% 이상 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