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무소속 의원의 4급 보좌관이 지난 4·15 총선 당시 지역구 선거에 불법으로 개입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함바 브로커’ 유상봉의 아들과 함께 10일 구속됐다. 이로써 ‘함바왕’ 유상봉과 윤 의원의 총선개입 연결고리에 대한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윤 의원의 보좌관은 무소속으로 인천 동구미추홀을 선거구에 출마한 윤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당시 경쟁 후보였던 안상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검찰에 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에 연루된 ‘함바왕’ 유씨는 총선 당시 “2009년 안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재직할 때 건설 현장에서 이권을 챙겨주는 대가로 내연녀 등을 통해 수십억 원을 받아 챙겼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유씨는 경찰에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전날 영장실질심사에 나타나지 않아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유씨가 도주한 것으로 추정하고 소재지를 파악해 강제 구인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유씨 아들과 윤 의원 보좌관은 전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이 발부됐다.
‘함바왕’ 유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함바 사업(건설현장 간이식당)에 뛰어든 인물로 10년 전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공직자에게까지 전방위 로비를 펼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0년 공무원에게 뒷돈을 건네고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고 당시 검찰은 거악을 뿌리 뽑았다고 자평했다.
함바 사업은 건설 현장에서 간이식당을 세워 건설 인부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현금을 많이 벌고 수입이 보장되는 함바 사업을 따내기 위해 건설 현장에서 뒷돈이 오고 가 비리의 온상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유 씨는 지난 2015년 옥중에서 전·현직 고위공직자와 최측근들에게 119통이 넘는 협박 편지를 보내 다시 수면 위로 오르기도 했다. 당시 편지에는 로비 자금으로 200여억 원이 쓰였다는 사실과 유씨가 로비 대상으로 삼은 347명에 달하는 고위공직자를 비롯한 인물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