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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따상 물량 77% 싹쓸이…'상따팀' 움직였나

주문 성공위해 '속도' 관건인데

정상적인 거래에선 독식 불가능

고액 자산가 등 일부 특정세력

교보증권 통해 대량 주문 '의혹'

10일 서울 한국거래소 신관 로비에서 열린 카카오게임즈 코스닥 상장 기념식에서 남궁훈(왼쪽)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상장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사진=서울경제10일 서울 한국거래소 신관 로비에서 열린 카카오게임즈 코스닥 상장 기념식에서 남궁훈(왼쪽)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상장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사진=서울경제






10일 ‘따상(공모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 기록)’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293490)의 매수 물량을 특정 증권사가 사실상 독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035720)게임즈 주식을 사기 위해 당일 대기했던 매수물량이 3,000만주를 넘는 반면 매도 물량은 단 2%에 불과해 주문 체결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교보증권이 전체 매수거래의 75%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속칭 ‘상따(상한가 따라잡기)팀’이라는 전문투자 세력이 배경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거래된 50만899주의 카카오게임즈 주식 가운데 38만6,049주(77%)가 교보증권 매수 창구를 통해 거래됐다. 약 6만여주를 사들여 매수 상위 2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투자증권과 비교해 6배가 넘는 규모가 한 증권사에만 쏠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정상적인 거래 상황에서는 이러한 ‘독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게임즈처럼 상장일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하는 종목을 주문하는 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관건이다. 주문을 체결하는 기준은 우선 ‘가격’, 다음은 ‘시간’인데 모두가 상한가 주문을 넣는다면 결국 빠른 순서대로 주문이 체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마다 속도와 서비스에 차이가 있다지만 그것이 결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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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9시 직후 가장 빠른 속도로 물량을 독식할 정도의 대량 주문을 넣는다면 얘기가 다르다. 먼저 도착한 이 주문의 물량이 소화되기 전까지 다른 주문들은 주식을 배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바로 이 같은 상황이 카카오게임즈 상장 첫날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액자산가 일부가 교보증권 시스템을 이용해 개장 직후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대량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이날 교보증권의 단일 계좌에서 100억원 이상이 주문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상따팀’이 움직인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당일 상한가에 도달한 종목은 다음날에도 주가가 어느 정도 상승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기에 ‘상따팀’은 상한가 종목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다음날 적게는 3%선에서 많게는 10~20%선까지 수익을 남기고 되파는 수법을 쓴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따 작업을 하려면 결국 자금 규모와 주문 속도가 관건”이라며 “교보증권 시스템에 상따팀이 몰렸고 결국 매수 독식 현상이 벌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앞서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이 상장한 지난 7월2일에도 10만3,600여주를 순매수해 전체 매수 창구 1위에 오른 바 있다. 결국 특정 세력이 ‘상따’를 위한 특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인기 있는 IPO주를 노렸을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교보증권 측은 “시스템상으로 주문 독식은 불가능하다”며 “고액자산가들이 유독 교보 시스템을 이용한 우연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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