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지만,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잇따른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도 3주 연속 0.01%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 또한 꾸준히 올라 ‘63주 연속’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전날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는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서울의 매매·전세 시장 모두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1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01%이었다. 지난 7월 고점(0.11%)을 찍은 이후 상승폭을 좁혀온 만큼 서울 아파트 값이 곧 하락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7·10 대책 영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로 매수세가 감소했지만 일부 저평가된 단지와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유세 부담과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강남구는 일부 신축 단지를 위주로, 또 강동구는 9억원 이하 단지를 위주로 상승해 0.01%의 변동률을 보였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혼조세가 지속되며 이번주도 보합을 유지했다. 강북권에서는 마포·용산·동대문·중랑구 등이 0.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경우, 노원·강북구는 0.01%의 변동률을 보였지만, 도봉구는 방학동과 쌍문동에서 호가가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며 0.00%을 기록, 이번주를 기점으로 보합세로 돌아섰다.
경기권에서는 전 주 대비 상승폭이 소폭 줄어든 0.09%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광명(0.25%)과 성남분당구(0.19%)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인천에서는 오히려 매매가 상승폭이 확대됐다. 교통과 주거 인프라가 좋은 학익·도화동을 위주로 미추홀구가 0.10% 올랐고, 부평구도 0.09% 상승했다. 3기 신도시 영향을 받은 계양구도 동양동과 계산·작전동 역세권 단지를 위주로 0.04% 올랐다.
새 임대차법으로 임대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전세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래가 위축됐지만, 서울 전세가 상승률은 0.09%로 그대로다. 강북권에서는 마포구(0.15%)가 아현·공덕·도화동 대표단지나 소형평형을 위주로 상승했고, 성북구도 글임뉴타운과 종암동 신축단지를 중심으로 0.12% 올랐다.
강동구(0.15%)도 여전히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송파구(0.13%)는 잠실·신천동의 중형평형을 위주로, 강남구(0.12%)는 학군이 우수한 대치·도곡동과 외곽 지역(개포·수서동)을 위주로 올랐다.
경기도도 전 주와 같은 상승폭(0.21%)을 기록했다. 특히 용인 기흥구(0.45%)가 동백·구갈동 위주로 올랐고, 수원 권선구도 호매실 지구 내 구축 위주로 0.45%, 광명도 하안동 저가 단지를 위주로 수요가 증가하며 0.43% 상승했다. 인천은 이번주 들어 상승폭을 넓혔다. 전 주 0.13%에서 0.01%포인트 뛴 0.14%다. 연수구(0.37%)가 송도·동춘동을 위주로, 계양구(0.22%)가 작전·효성동이 저가 단지를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한편 ‘천도론’의 영향으로 최근 매매가와 전세가가 급등한 세종은 ‘급등 피로감’에 그 상승폭이 둔화됐다. 매매가는 6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돼 이번주 0.47%을 기록했다. 매도 호가가 크게 오르면서 매수세가 주춤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6생활권의 3,000가구 규모의 ‘마스터힐스’ 입주가 임박하면서 전세가도 전 주(1.06%)보다 상승폭이 줄어든 0.8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