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남중국해 주장 불법" vs 中 "간섭 말라"... 미중 외교장관 공개 충돌

강경화 "평화적 해결 중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연합뉴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연합뉴스



외교장관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공개적으로 비난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주장은 불법적”이라고 주장했고 왕 부장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맞섰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9일 화상으로 진행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남중국해상에서 중국 공산당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몇몇 아세안(ASEAN) 국가들, 여타 국가들과 미국은 의견을 같이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어 “2016년 중재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남중국해와 관련한) 중국의 광범위한 주장은 불법”이라면서 “홍콩에 전면적인 국가보안법을 부과했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학생들을 체포하고 선거를 연기한 데 이어 민주화 인사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했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기지화하고 영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아세안 회원국은 물론 미국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잇따라 진행하며 무력충돌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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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에 “미국이 자신의 정치적 필요로 지역 영토·해양 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으며 남중국해 군사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왕 부장은 또 “미국이 해당 지역에서의 분쟁을 해결하려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며 “남중국해는 강대국의 복싱링도 아니고 지정학적 경기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할 장소가 아니다”라며 “홍콩 사무는 중국 내정이고, 내정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은 국제관계의 근간”이라고 경고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역내 번영에 있어서도 중요하다”며 “남중국해 내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 보장, 대화를 통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하거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위를 방지하고 비군사화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며 “남중국해 행동규칙 협의가 국제법에 합치하고 모든 국가의 권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EAS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미국·러시아·호주·뉴질랜드·인도 등이 참석한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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