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2일 수탈적 서민금융을 인간적 공정금융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자율 10% 제한, 불법 사채 무효화에 더해 장기저리대출보장제도(기본대출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국가는 국민이 함께 살려고 만든 공동체이지, 소수 강자의 다수 약자에 대한 지배 도구가 아니다”라며 “모든 국민이 주권자로 평등한 민주공화국에서는 국가권력 행사로 생긴 이익은 국민 모두가 고루 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화폐발행(발권)이익도 함께 누려야 할 뿐 아니라 오히려 소수 고액자산가나 고소득자보다 다수 저소득자가 더 많이 혜택을 받아야 실질적 정의에 부합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한국은행이 화폐를 현재 연 0.5%로 시중은행에 공급하면 대기업이나 고소득자 고 자산가들은 연 1∼2%대에 돈을 빌려 발권이익을 누리지만, 담보할 자산도 소득도 적은 서민들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에서 최대 24% 초 고금리로 돈을 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입이 적고, 담보가 없다 하여 초 고금리를 내는 것이 당연한 건 아니다”라며 “대부업체는 회수율이 낮으니 미회수위험을 다른 대출자들에게 연 24% 고리를 받아 전가한다. 90% 이상은 연체 없이 고금리 원리금을 상환하면서 다른 이의 미상환책임을 대신 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디선가 많이 본 그림 아닌가요?. 바로 족징·인징·황구첨정·백골징포”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기막히게도 국가의 서민대출금리도 17.9%”라며 “복지국가라면 서민의 금융위험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데, 국가마저 고금리로 미상환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전액 무상인 복지와 전액 환수하는 대출제도만 있고 그 중간이 없다”며 “중간 형태로 일부 미상환에 따른 손실(최대 10%)은 국가가 부담하여 누구나 저리 장기대출을 받는 복지적 대출제도가(기본대출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업체 대출이 약 200만명에 약 17조원이니 연체되는 최대 9%를 전액 국가가 부담해도(이자가 24% 아닌 1%라면 연체도 거의 없을 겁니다만) 적은 예산으로 수백만명이 우량대기업과 같은 조건으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재기도 쉽고 복지 대상 전락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1% 성장 시대에 24% 이자 지급하면서 성공할 사업도 사람도 없다”며 “24% 고리대출은 복지대상자가 되기 직전 마지막 몸부림이고, 이를 방치하면 결국 국가는 복지대상전락자들에게 막대한 복지지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저리장기대출로 이들에게 자활과 역량개발 기회를 주는 것이 개인도 행복하고 국가도 발전하며 복지지출도 줄이는 길”이라며 “서민금융을 서민끼리 상호수탈하는 동물의 세계로 방치하지 않고 함께 사는 공동체로 만드는 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세계 최저수준의 이전소득(정부가 개인에 지급하는 소득)과 그로 인한 최저 국채비율과 최고 가계부채비율을 자랑한다”며 “타인의 신용위험을 대신 떠안고 수탈당하다 복지대상자로 추락하지 않도록, 큰 예산 들지 않는 저리장기대출제도(기본대출)를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관련 고위공무원이든, 경제전문가든, 경제기자든 토론과 논쟁은 언제 어디서나 환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