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핀셋규제 궁리보다 대출급증 원인 제공 되돌아보라

신용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금융당국이 핀셋 규제에 나서려 하고 있다. 1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이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172억원에 달했다. 8월 말 잔액(124조2,747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열흘 사이에 1조1,425억원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5대 은행의 9월 전체 신용대출 증가폭은 역대 최대였던 8월(4조755억 원)과 비슷하거나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대출이 급속히 증가하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풍선효과’ 때문이다. 집값이 여전히 잡히지 않고 전셋값도 폭등하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막히다 보니 주택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리고 있다. ‘빚투(빚 내서 주식 투자)’ 등으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증시과열 현상도 신용대출 급증의 주요 요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와 경영난으로 신용대출을 찾는 가계나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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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원인을 정부가 상당 부분 제공했으면서도 여권 인사들은 희망고문만 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일 “전세시장이 불안하지만 몇 개월 있으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신용대출 급증이 위험한 것은 담보조차 없는 신용대출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대출은행뿐 아니라 연쇄적으로 금융 시스템 전반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은 14일 시중은행 부행장들과의 화상회의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우회 용도의 신용대출 제한 등 핀셋 규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출 억제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영끌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구입하는 배경 등 근본원인부터 제대로 진단하는 일이다. 그래야 집값 안정을 위한 효율적 처방이 나올 수 있다. 핀셋 규제든 전면금지든 은행 대출을 조이면 제2·3금융권으로 풍선효과만 번져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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