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잘 나가던 자동차 부품사들마저 고육책으로 안마의자 부품업체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완성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부품발주 물량이 급감하다 보니 생존을 위해 기존 부품 경쟁력을 활용한 새 아이템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사 에스제이엠은 수주 물량이 바닥나 이달 들어서만 벌써 3일이나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에스제이엠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간 공장가동을 멈춘 일수는 26일에 달한다. 석 달간 조업일수(70일)로 따지면 40% 가까이 공장 가동을 멈춘 셈이다. 1975년 창업한 에스제이엠은 내연기관 자동차용 벨로우즈 국내 점유율 1위 강소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위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지만 해외 자동차 메이커도 고객으로 둘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비중을 늘리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내연기관 부품업체들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 상반기 자동차용 벨로우즈 부품 생산량은 56만개로 작년 같은 기관과 비교하면 86%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제이엠의 올 연간 공장 가동률은 창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1990년 설립한 자동차 시트 제조사 오스템(031510)은 공장 가동률이 급감하자 안마의자 부품업체로 전환을 시도중이다. 오스템은 한국GM에 자동차 시트를 납품해 왔는데 해마다 수주물량이 줄면서 매출도 급감했다. 지난 2·4분기 오스템 매출액은 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나 하락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2.8% 줄어든 33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오스템은 자동차 시트 제조 기술을 활용해 안마의자 생산을 추진중이다. 오스템은 지난 2018년 국내 안마의자 제조업체인 바디프랜드와 합작사(바흐)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바디프랜드로부터 46억원의 자금수혈을 받고 안마의자 부품 동동 개발에 착수했다. 바디프랜드가 오스템의 2대주주로 오르면서 오스템은 앞으로 자동차 시트보다 안마의자 시트와 관련 부품 생산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전통 산업의 재편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관련 부품사들의 업종전환도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