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4일 “9월 FOMC를 앞두고 진행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기점으로 외환시장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충격을 막기 위해 진행됐던 일련의 통화정책 카드들이 사실상 거의 다 소진된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환율정책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CB의 환율 언급이 당장 원하는 결과로 나타나진 않았으나 향후에도 이와 유사한 언급이나 문제 제기는 더욱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또한 FOMC 회의 결과나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환율이 다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Average Inflation Targeting(이하 AIT) 전략을 공식적으로 채택한 이후 열리기 때문에 시장은 포워드 가이던스 강화 등 정책수단 조정을 기대하고 있다”며 “연준이 포워드 가이던스 강화 또는 자산매입 규모 확대 등 정책수단을 조정한다면 예상에 부합한 결과일 것”이라면서도 “잭슨홀 미팅에서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수단 변화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임 연구원은 “정책수단 변화 지연을 위험자산 선호 약화요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연준이 이미 △2% 이상의 물가상승을 용인 △고용수준이 완전고용을 넘어서더라도 물가가 용인 가능한 범위에 머무르는 한 선제적 금리인상 자제 등을 공언했다는 점에서 정책수단 조정 여부와 관계 없이 상당기간 저금리 유지라는 연준의 핵심 스탠스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에 우호적 환경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 이후 정부가 보는 증시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정책 초점이 규제 일변도에서 투자 독려로 이동했고, 유동성을 막을 수 없기에 부동산보다는 유동성이 높은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개월 선행 EPS는 연초대비 98% 수준을 회복했고, 향후 EPS 방향은 전적으로 팬데믹 회복에 달렸다”며 “연말 내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풍부한 유동성은 증시 하단을 견고하게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증시와 실물과 괴리는 지속될 수 있다”며 “GDP 기여도가 높은 섹터는 산업재(22.9%)→경기소비재(19.4%)→금융(12.9%) 순인데, 증시 시총 기여도는 IT(34.5%)→건강관리(13.7%)→경기소비재(11.7%) 순이라는 점에서 실적 장세 진입 여부는 펀더멘탈 회복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투자 주의를 강조하는 조언도 있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6개월 전만 해도 세상이 끝장날 것만 같더니 그 이후 주식 시장은 고속으로 상승했다”며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 중에는 소위 대박이 터진 이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주식시장 상승에는 기형적인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 경제 대부분이 침체된 상황에서 오직 주가만이 정책의 힘을 바탕으로 속등했고, 이로 말미암아 펀더멘탈과 주가의 괴리는 역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상황 속 최근 며칠간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그 여파로 한국 주식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생기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최근 VIX 지수의 상승세가 진정된 가운데 테크주들이 단기 반등함에 따라 시장에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기술 갈등,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중단 등 대외 불안 요인이 잠복해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증시는 그린 및 디지털 뉴딜 정책 모멘텀, 개인들의 탄탄한 수급 여건 등 국내 고유의 완충장치가 형성되고 있으므로 여타 증시에 비해 지수의 하방 경직성이 높다고 볼 수 있으나,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만큼 이번 주 매크로 이벤트를 대비한 포지션 청산물량 출회로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