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사법리스크에 묶여...'ARM' 군침만 삼킨 삼성

100조 훌쩍 넘는 실탄 쥐고도

관망만 하다 인수전 참여 못해

ARM이 삼성전자(005930)가 아닌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품에 안기자 반도체 업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4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밝히자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TSMC·퀄컴·인텔 등 기존 시스템반도체 강자들을 10년 안에 따라잡기 위해서는 M&A가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100조원을 훌쩍 넘는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도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는 실탄이었다.


하지만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결국 삼성전자 M&A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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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전장 반도체 기업 NXP를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쏙 들어갔다. 지난해 마무리될 줄 알았던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를 넘기며 M&A 추진동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의 마지막 대형 M&A인 미국 전장 업체 하만 인수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지난 2016년 추진돼 2017년 마무리됐다.

이런 와중에 올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삼성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내 관망세로 돌아섰고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가중되며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M&A 결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당장 M&A보다는 파운드리사업부 등의 자체 경쟁력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형 M&A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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