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통신비에 시큰둥한 여론…포퓰리즘 예산 걷어내야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주요 방안인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놓고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는데도 정부와 여당은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국회가 14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통신비를 매달 내야 하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무의미하다고까지 얘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통신비 지급에 들어가는 예산 9,000억원으로 전국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 사업에 투자하자”고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영세자영업자나 골목 매출을 올려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 국민 독감 무료접종이나 대학생 장학금 지급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은 정성’이라고 표현하면서 통신비 지원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리얼미터가 11일 전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8.2%(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가 ‘잘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가 나랏빚을 늘려가면서까지 4차 추경을 편성한 것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을 돕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13세 이상 국민들에게 통신비를 일괄 지원하고 12세 미만 아동을 둔 가정에는 돌봄수당을 주기로 했다. 누가 봐도 모든 국민에게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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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안정예산도 세금으로 땜질하는 단기 일자리로만 흐르지 않고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미 편성한 3차 추경에서 집행되지 않은 사업들과 연계해 예산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 여야는 4차 추경안을 꼼꼼히 검증하는 한편 1~3차 추경도 다시 살펴 국민 혈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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