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예술가들이 예술교육의 가치와 역할, 가능성, 실천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전문가 국제교류의 장이 한국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면 비대면 개최지만, 세계 각지의 참가자들이 온라인 장을 통해 관련 주제를 발표하고 활발한 토론을 이어갈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ITAC) 국제운영위원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 14일부터 17일까지 개최하는 ‘제5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ITAC5)’다.
이번 대회에서 발제자로 나서는 진 테일러 링컨센터 에듀케이션(LCE) 부감독은 대회 개막에 앞서 서울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갖고 “지금이야말로 예술의 힘이 발휘될 수 있는 때”라며 예술과 예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목표로 1962년 세워진 링컨센터는 음악·무용·연극·오페라·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장과 상주단체를 보유한 세계 최초의 복합예술공간으로, 양질의 공연과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일상 속 예술’을 실현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속에 문화예술 활동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테일러 부감독은 “유의미한 예술 참여 활동은 위기 속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법”이라며 “예술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우리의 인간성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에서 무용 교육가로도 활동 중인 그에게 “함께 모여 논의하고 역동적인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은 예술이 지닌 가장 큰 힘”이다. LCE가 1975년부터 미국 내 학교 수십만 곳에 예술 강사를 파견하고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문화·교육 기관과 연계한 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테일러 부감독은 코로나 19로 기존의 대면 학습에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형태는 바뀔지언정 예술 교육은 이어질 거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예술교육을 위한 최적의 방법을 개발하고 온라인 작품 창작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병행하고 있다”며 “온라인 예술 교육에 따르는 도전 과제들을 오히려 새로운 예술 참여 방법을 만드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러스가 세상을 바꿔 놓은 현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접근할 것인가. 테일러 부감독은 오는 17일 진행될 콘퍼런스에서 ‘경계를 넘어 길을 내다-예술 작품을 접하듯이 사람들을 접하기’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그 실마리를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콘퍼런스의 주제가 ‘예술은 어떻게 세상의 눈을 바꾸어 가는가’다. 항상 호기심을 가지는 습관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리 안에서, 그리고 세계 안에서 새 가능성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생각을 전제로 예술 교육자가 지녀야 할 능력을 짚어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ITAC은 2012년 노르웨이 오슬로를 시작으로 호주, 스코틀랜드, 뉴욕 등 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격년으로 열렸으며 올해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주관한다.
‘예술은 어떻게 세상의 눈을 바꾸어 가는가: 예술가와 예술교육가의 사회 속 실천과 도전’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19개국 64명이 발제자로 참여하며, 참가자들은 60여개 분과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개막일에는 시각장애인과 예술을 연결해주는 ‘우리들의 눈’의 설립자인 시각예술가 엄정순과 필리핀의 문화기획자 로잘리 제루도, 캐나다 미디어예술가 라파엘 로자노 헤머, 영국 컴플리시테 극다 대표인 사이먼 맥버니 등이 기조 발제에 나섰으며, 15일부터는 △언러닝(unlearning)으로 이끄는 예술(15일) △주류 흐름 밖 공동체와 예술의 연계(16일) △혼란의 시대를 마주하는 사회 참여적 예술 교육의 역할(17일)을 키워드로 세부 주제발표 및 기획 공동연수 등이 진행된다. 총 60개 세션 중 30여 개 세션은 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