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국제신용등급 방어에 성공했다. GV80, G80 등 프리미엄 모델 출시와 일시적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국내 판매량이 늘면서 경쟁업체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둔 영향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차(005380)와 기아차, 현대모비스(012330), 현대글로비스(086280) 등 그룹 계열사들을 ‘부정적 관찰대상’에서 제외하고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한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제철(004020)도 ‘BBB’ 등급을 유지했다.
S&P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완성차 부문이 국내 판매량 증가, 제품 믹스 개선, 효율적 비용절감에 힘입어 올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4분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현대·기아차는 한 자릿수 초반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영업수익성은 지난해 5.9%와 비슷한 5~6%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S&P는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GV80, G80, 쏘렌토, 카니발 등 SUV와 프리미엄모델을 출시하면서 우수한 국내 판매 실적을 이어갔다”며 “판매 믹스 개선을 통해 주요 해외시장에서도 업계 평균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용등급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영업 정상화와 안정적인 수익성 유지까지 아직 변동성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주요 판매처인 유럽, 미국, 신흥국 시장이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어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S&P는 “코로나19와 더불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자동차 수요감소와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도 부담”이라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경쟁업체 대비 우수한 실적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