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예결위 전문위원도 "안된다"는데...與, 통신비 지원 고집

국회 예정처 이어 예결위마저도

"정부 재정 통신사에 귀속" 지적

국민의힘 "지급 철회" 강력 반대

4차 추경안 22일 본회의서 처리

일정 합의했지만 극한대립 예고

김태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당정이 추진하는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에 이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문위원까지 계획 수정을 권고하고 나섰다. 야당은 국채 발행을 통한 통신비 지급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22일 4차 추경안 통과를 놓고 또 한 번의 극한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예결위는 15일 예결위 소속 의원실에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정부 재정이 통신사에 귀속된다”며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방식을 재고하라고 권고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4차 추경안에는 ‘비대면 활동 뒷받침을 위한 통신비 지원’ 사업이 포함됐다. 만 13세 이상의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1인당 1회에 한해 통신요금 2만원을 주는 방안으로 세금 9,389억800만원이 편성됐다. 통신사가 요금을 우선 감면하면 정부가 사후 정산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예결위 전문위원들은 이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혈세가 통신사의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통신사는 통상적으로 고객들의 미납·연체 금액으로 손실을 보는 가운데 정부가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2만원씩 통신비를 지원할 경우 통신사가 받지 못할 돈을 일괄적으로 보전받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예결위 조사관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통신사가 본 손실을 세금으로 메워주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결위는 또 지난해 각 통신사가 총 624만명에게 8,247억원을 통신비를 감면해 이미 저소득층에 대한 선별적 통신비 감면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전날 보고서를 내고 “일부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국민은 지원을 못 받는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그러나 강행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무선통신이 없는 코로나19 시대를 상상하기 어렵다”며 “1인당 2만원 지원이 누군가에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4인 가구 기준 8만원은 가볍게 취급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타협을 위해 야당이 대안으로 제안한 독감 무료접종 확대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이미 정부 예산에 잡힌 1,900만명에 더해 약 1,100만명을 더 무료접종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여야가 추경 처리 시한을 22일로 합의했지만 국회 본회의장 문턱을 넘기에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여야가 추경안 처리시한을 22일로 합의했지만 통신비 지원 등에 대한 조정이 없을 경우 본회의 처리일정 합의안은 무의미해진다”며 “합의 일정에 쫓겨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권욱기자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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