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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뚜레쥬르 가맹점 "사모펀드 인수 반대"…투썸 매각과 왜 달랐나

뚜레쥬르 점주들 "사모펀드 인수 결사 반대"

예비입찰엔 사모펀드만 참여해 마찰 불가피

앵커에쿼티에 매각된 투썸 갈등 없이 연착륙

2년간 회사 위한 경영책 보여 점주 불안감 잠재워




뚜레쥬르 매각전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가맹점주들이 사모펀드 인수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이번 매각의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CJ(001040)푸드빌이 보유하던 투썸플레이스가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어 빠른 속도로 안착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매각설을 부인하다 ‘깜깜이’ 매각을 진행하면서 수년간 함께한 가맹점주의 신뢰를 잃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16일 CJ그룹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푸드빌은 전국 뚜레쥬르 가맹점주 협의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매각이 확정된 이후 그룹사와 가맹점주들이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점주들은 CJ 측에 △사모펀드로의 인수 절대 반대 △CJ그룹과 비슷한 규모의 대기업이 인수하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조건 등을 제시했다.


뚜레쥬르의 예비입찰 상황을 고려하면 CJ그룹이 받아드리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조건들이다. 이달 진행한 뚜레쥬르 예비입찰에는 5곳의 후보가 인수의향을 보였지만 대부분이 사모펀드였다. 전략적투자자(SI) 후보로 거론된 KG그룹도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깜짝 후보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사모펀드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홍콩계 PEF에 인수된 투썸플레이스 때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투썸플레이스의 가맹점 비율은 90%에 달하지만 인수 당시 CJ그룹과의 갈등은 거의 없었다. 두 사례의 가장 큰 차이는 신뢰였다.

CJ푸드빌이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한 투썸플레이스CJ푸드빌이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한 투썸플레이스


CJ푸드빌은 2018년 2월 커피체인사업부인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한 이후 앵커에쿼티에게 세 차례에 걸쳐 지분을 넘겼다. 분할 직후 40%를 확보한 앵커에쿼티는 FI로서 참여하다가 일 년 뒤인 2019년 4월 추가로 45%를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올 초 잔여 지분 잔여 지분 15%를 처분하면서 지분을 모두 넘겼다. 잔여 지분을 남겨둔 상황에서도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하며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앵커에쿼티도 CJ에서 1명의 이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2년여간의 시간 동안 CJ그룹과 앵커에쿼티는 투썸플레이스의 경영권 변경 가능성을 알리고 점주들과 수차례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특히 앵커에쿼티의 인수 후 철학이나 회사의 성장 전략 등을 공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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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로 참여한 직후 회사를 위한 투자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2018년 8월 투썸플레이스는 빵·과자류 생산업체 ㈜미미를 인수하며 디저트 관련 제품의 생산 역량을 내재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감소하자 가맹점당 100만원씩 지원하며 상생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사모펀드가 이익을 극대화해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데 주력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투자하자 큰 갈등이 없이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투썸플레이스라는 선례를 갖고 있어 이번 CJ의 대응은 더욱 대비된다. 뚜레쥬르 매각설을 두고 회사 측이 적극 부인하던 상황에서 다시 매각 사실이 알려지자 점주들의 불안은 커졌고 혼란은 가중됐다.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인수한 후 가맹점주와 갈등을 보인 사례도 있어 점주들을 배려하지 않은 ‘깜깜이’ 매각은 향후 CJ의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 측은 “매각 관련 내용을 구체화해 가맹점주들과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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