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의 한일관계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는 일입니다.”
전직 국회의장들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17일 발간된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문희상(제20대 국회 후반기), 김형오(18대 전반기), 정의화(19대 후반기) 등 전직 국회의장들은 한일관계 개선을 촉구하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문 전 의장은 “한일관계가 방치되는 것은 양국에 백해무익하고 양국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법은 뜻밖에 간단할 수 있다”며 “(의장 재직시절 본인이 제안한 ‘문희상 안’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김대중-오부치 선언(1998년)’을 재차 확인하고, 양국 정상 재합의 선언을 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장도 “일본이 과거 우리에게 몹쓸 짓을 많이 했으나 우리도 70년 세월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용서하고 화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일본을 이해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 역시 “한일관계에 불협화음이 지속할수록 외교·안보·경제·산업·과학·기술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우리가 입는 피해가 막대하다”며 “뒤틀린 한일관계의 답은 결자해지”라고 했다. 그는 또 “우리가 피해를 더 많이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도 (정치권은) 알량한 반일감정을 부추겨 국내 정치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도 이성과 냉정을 찾아 정치권에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임채정(17대 후반기) 전 의장은 “식민지 청산은 피해 국민에 대한 가해국의 사실 인정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치·경제 분야에서 한국의 약한 고리를 이용해 식민지 지배를 호도하려는 일본의 태도는 더 용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