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일본 대사와 만나 기업인 입국 제한 및 양국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외교 소식통 및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와 회동을 가졌다.
한 소식통은 “두 사람이 민간 외교 차원에서 만났고 이 부회장이 기업인 입국 제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4월부터 한국 등 입국금지 지역에서 들어온 외국인의 자국 내 체류를 금지하고 있다. 한일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신규 비자 발급과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 조치 등을 협의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이 부회장은 일본 경제계와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의 한국 수출규제를 결정한 직후 일본 출장길에 올라 일본 경영계 및 금융권 인사 등과 만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지난해 일본 이동통신 업계 최고경영진들과 만나 삼성전자가 일본 2위 통신사업자 KDDI로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인의 입국을 허용할 경우 다음 수순으로 수출규제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일본 정부는 반도체 미세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EUV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쓰이며 내년에는 D램 생산에도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