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국내외에서 ‘QNED’ 상표권을 잇따라 출원하며 전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레드 TV’ 이후 차세대 프리미엄 TV 제품 출시가 임박했다는 관측과 함께 삼성디스플레이가 미래 핵심기술로 점찍어놓은 QNED와 관련해 LG전자가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출원하며 양사 간 ‘2차 상표 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특허청에 QNED·QNLED·NQED 등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또 미국·유럽연합(EU)·호주 등 3개 지역에서도 이들 3건을 모두 등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QNED는 ‘퀀텀 나노 발광다이오드(Quantum nano emitting diode)’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나노로드라고 불리는 미세한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발광소자로 삼는 방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유기물이 발광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명과 번인(화면 잔상) 문제가 있지만 LED는 무기물이 발광하는 구조로 수명이 길고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NED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삼성이 미래 투자 기술로 QNED를 고려하고 있다고 대외에 알려지면서부터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라 액정표시장치(LCD)사업 포기를 선언한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와 QD를 융합한 ‘퀀텀닷(QD)디스플레이’ 연구에 나섰고 이와 함께 지난해 QNED 특허를 매입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LG전자는 “상표권 출원은 맞지만 구체적인 관련 제품 출시계획은 미정”이라며 “다양한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을 검토 중인 가운데 관련 상표권 선점을 위해 출원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 등 LG전자와 기술경쟁을 해왔던 기업들은 이번 소식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LG전자가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출원한 데 대해 내부 분위기는 술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QNED에 대한 기술개념이 아직 정립되거나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 등 다양한 요소들이 상표권 등록에 영항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상표권을 두고도 삼성전자와 최근까지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기존의 퀀텀닷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가 들어간 상표를, LG전자는 OLED를 한글로 옮긴 ‘올레드’ 상표를 연달아 출원·등록하며 팽팽한 ‘작명 싸움’을 벌인 바 있다./전희윤·이수민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