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악사손해보험(이하 AXA손보) 인수전에 최종 불참했다. 신한지주(055550)는 마지막까지 입찰 여부를 고민했으나 결국 응찰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진행하는 AXA손보의 예비입찰에 교보생명이 입찰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된 신한지주와 카카오(035720)페이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XA손보는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내놓고 보험 대리점이나 모집인 없이 회사와 계약자가 직거래하는 보험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코리아다이렉트’라는 이름으로 설립됐고 이듬해 교보생명에 인수되면서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7년 프랑스 AXA그룹이 이를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됐다.
디지털손보사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AXA손보 재인수 여부를 타진했던 교보생명은 입찰 참여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13년 만에 회사를 재인수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교보생명은 “그룹의 공식 입장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유력 후보자였던 신한지주는 막판까지 참여를 저울질하다 마감시간을 앞두고 이번 입찰에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신한지주는 2개의 생명보험사를 갖고 있지만 아직 손보사는 없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AXA손보의 시장 지배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고심 끝에 포기를 선언했다.
신한지주까지 불참하면서 사실상 이번 매각은 흥행에 실패했다. 교보생명이라는 대형 후보가 예비입찰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완주 의지는 불분명하다. 이번 매각은 입찰에 참여한 후보자들이 써낸 가격에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non-binding)’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상데이터룸(VDR) 실사 등을 위해 입찰에 이름만 올린 원매자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자들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가격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보험사들의 손해도 커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2019년 말 원수보험료 기준 AXA손보의 자동차보험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84.3%를 차지하고 있다. 실적도 악화했다. AXA손보는 2017년 275억원, 2018년 164억원의 이익을 내오다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예상이 후보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된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이지만 일부 원매자는 이보다 500억~600억원 낮은 수준의 가격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순자산 2,350억원에 주가순자산비율(PBR) 0.5~0.6배를 적용한 수치다. 반면 AXA그룹은 4,000억원 안팎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의견 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윤희·서은영·김기정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