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테크닉스(004710)가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의 매출 상승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올해 언택트(비대면) 수혜가 부각되면서 펀더멘털 개선을 기대하는 시장 수요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다음달 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키움증권 단독 주관이며 수요예측은 이달 23일이다.
회사는 연초부터 공모채 발행을 준비해왔다. 올해 약 780억원어치의 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탓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신용도에 따른 투자심리 양극화가 심화됐다. 한솔테크닉스의 신용등급은 BBB+로 10개의 투자 적격 등급 가운데 낮은 편이다. 공모 시장의 수요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한솔테크닉스는 5차례 사모채로 발길을 돌려 약 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경우 금융비용도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회사가 상반기 발행한 사모채 금리는 1년 만기에 3.9~4.0%에 이른다. 지난해 말 2.5~2.6%에 발행한 것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회사채 발행으로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동시에 금리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날 기준 한솔네트웍스의 자기등급민평금리는 3.4% 안팎이다.
한솔테크닉스는 파워모듈, 태양광 모듈, LED·휴대폰 조립 등 전방 수요처가 다각화된 곳이다. 주요 거래처는 삼성전자로 전자제품에 전원을 공급하는 파워보드 사업부문이 핵심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영상회의, 원격학습 등이 늘어나면서 초대형·프리미엄 TV와 태블릿PC의 수요가 늘어났다. 특히 북미시장에서 미중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TV 수요가 위축돼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었다. 이에 힘입어 한솔테크닉스의 상반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늘어난 5,267억원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로 증권사 창구를 통한 리테일(소매)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주요 벤더라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