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피고인 신문 없이 결심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검찰은 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에 정 교수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그동안 “아직 한 번도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소명한 점이 없고 객관적·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피고인 신문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지난 18일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서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측에 “정 교수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하지 않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내자 이날 이를 수용한 형식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재판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피고인 신문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정 교수가 포괄적 진술거부권 행사를 통해 신문을 해도 지금까지의 주장과 동일한 답변을 할 것으로 예상돼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 변론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한 석명 요청서를 내면 재판부가 직접 석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교수의 재판은 오는 24일 마지막 증인 신문을 마치고 이르면 다음달 결심 공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정 교수가 포괄적 진술거부권 행사에다 검찰마저 결정적인 추가 단서를 제시하지 못하자 재판부가 결심을 선고하기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피고인 신문이 없이 결심으로 이어지는 게 정 교수에 불리할지, 검찰에 불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1심 선고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교수의 변호인은 17일 오전 열린 속행 공판에서 울렁 증상을 호소해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들것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재판에는 이봉직 익성 대표의 아들이자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직원으로 일했던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후에도 다른 증인에 대한 신문이 이어질 예정이었지만 복잡한 상황을 고려한 변호인이 증인 신청을 철회하면서 예정보다 이른 오전11시40분께 재판이 마무리됐다. 정 교수의 배우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 교수가) 원래 지병이 있는데다 지난주 친동생의 증인신문, 이번 주 모자의 증인신문 등이 연달아 있어 심신이 피폐해졌다”고 썼다. 정 교수에 대한 10일 공판에는 동생이 증인으로 출석했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15일 공판에는 정 교수와 아들 조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거부권을 행사했다.